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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폐쇄절차 강화에도…은행 점포 올 들어 31곳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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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비대면 강화에 점포축소 대세

지난해 5대 은행 영업점 238개 축소

이달부터 점포폐쇄 전 사전영향평가 시행

이데일리

시중은행 지점.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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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선형 이진철 기자] “모바일 뱅킹이 대중화되면서 일부 지점이나 출장소는 은행에 업무를 보러 오는 사람이 하루에 한두명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

올들어 은행들이 영업점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고령층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지점 축소에 ‘속도조절’을 당부했지만, 이달까지 벌써 30여곳의 영업점이 사라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의 비대면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폐쇄 절차 강화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영업점 축소속도 빨라져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들어 31곳의 영업점(출장소 포함)을 없앴다. 5월까지는 3곳이 추가로 통폐합 되면서 34곳이 사라질 예정이다.

올들어 영업점 줄이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서잠실, 천호역, 검단산업단지 등을 포함해 20곳의 영업점(영업점 19곳, 출장소 1곳)을 없앴다. 신한은행은 원효로, 함춘회관, 신한PWM해운대센터점, 서울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 등 4곳의 영업점을 줄였고, 오는 29일과 4월 1일에 삼선교점, 경기도청(출장소)도 없앨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동부이촌동(출장소), 역삼동점과 2월 회현동점(출장소)을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분당정자지점을 없앴으며, 5월 삼성증권 삼성타운영업점(출장소)을 삼성타운금융센터점으로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지점수가 적은 외국계 은행도 마찬가지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월 경기 안산지점, 서울 대치 출장소, 동부이촌동 출장소, 동춘동 출장소 등 4곳을 인근 점포로 통폐합했다. 이에 따라 한국시티은행의 총 영업점 수는 기존 43개에서 39개로 줄어들었다.

은행들의 영업점 축소 움직임은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5대 시중은행은 최근 2년간 영업점을 대폭 축소했다. 5대 은행의 전국 영업점 수는 지난해 3546곳으로 전년에 비해 238곳이 줄었다. 2019년엔 50곳이 줄고, 2018년에는 24곳이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비대면화’가 확산하면서 은행들의 영업점 축소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점포 통폐합, 디지털 영업 강화

디지털 가속화로 은행들의 영업점 폐쇄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이용 불편 등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9년 6월부터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도를 더욱 강화해 이달부터 점포 폐쇄 결정 전에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토록 했다. 외부 전문가는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 및 주요 제휴, 협력 거래기업의 전현직 임직원을 제외하는 등 독립적인 지위에서 객관적으로 영향평가를 할 수 있는 인사로 자격을 정했다.

또한 점포 폐쇄시에는 고객 통지기간을 종전에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해 미리 통지해야 하고, 은행 경영공시에 국내 영업점의 신설과 폐쇄 현황 등의 정보도 포함토록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점폐쇄 절차를 까다롭게 한다고 해서 영업점 축소의 대세를 거스르긴 어렵다는 게 은행권 반응이다.

은행들은 비대면 모바일뱅킹을 통해 예금과 대출, 해외송금이 가능한 상품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자산관리서비스와 예금·대출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받는 융·복합 점포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대면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영업점을 확대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은행과 경쟁을 위해선 몸집을 줄이고 디지털 중심의 영업체계를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면서 “고정비용 부담이 큰 오프라인 점포 축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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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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