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석만 공석, 바이든 '내각 다양성' 공약 반영
10일 상원 인준을 통과한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 워싱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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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속속 진용을 갖추고 있다.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 내각 구성원 중 70%가 검증 절차를 마쳤다. 바이든 대통령 공약대로 다양성을 반영한 유색인종ㆍ여성 인사들이 행정부 최고위직에 오르면서 일방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식 정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50일째인 10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마샤 퍼지 주택도시개발부(HUD) 장관,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EPA) 청장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연방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23개 장관급 고위직 중 세 자리를 하루에 처리하면서 공석은 7석에 불과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갈런드 장관의 등장은 공화당을 향한 ‘설욕’ 성격이 짙다. 그는 2016년 3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에 지명했던 인물.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대법관 지명은 불가하다는 공화당의 강한 반대로 인준 자체가 미뤄져 결국 낙마했다. 갈런드 장관은 앞서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사회는 아직도 평등한 정의를 갖고 있지 않다”며 극단주의 폭력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산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언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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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내각의 면면은 확실히 트럼프 시대와 다르다. 이날 상원 인준 통과로 HUD와 EPA는 사상 첫 흑인 여성ㆍ흑인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인준이 남은 지명자들의 인종도 백인 일색을 탈피했다. 마티 월시 노동장관 지명자와 에릭 랜더 대통령 과학고문 지명자를 제외한 5명은 소수계를 대표한다.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는 대만계 2세이고, 이사벨 구스만 중소기업청장 지명자와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장관 지명자는 히스패닉계다. 뎁 할랜드 내무장관 지명자는 아메리카원주민 출신이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 측근 그룹에는 소수자들이 넓게 자리 잡았다. 역시 유색인종 여성으로 처음 행정부 2인자 자리를 거머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첫 흑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최초의 성(性)소수자 각료인 피트 부티티지 교통장관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 첫 내각에서 벤 카슨 전 HUD장관만 ‘소수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내각의 다양성’을 어느 정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고민 거리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자리다. 당초 지명된 니라 탠든 전 미국진보센터(CAP) 의장이 막말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정부 곳간을 챙길 적임자를 다시 찾아야 한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샬란다 영 OMB 부국장 지명자를 대타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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