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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주한미군 청구서' 줄타기 1년반 …"2025년 분담금 1.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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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종합) '트럼프 전략' 4년 뒤면 통한격?…韓 "과도한 요구는 단호히 대응…공평·국력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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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정은보 한미방위비 분담금 대사가 9일 오후 한미방위비분담금 11차 협상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의 협상대표들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양 측은 내부보고 절차를 마무리한 후 대외 발표 및 가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1.3.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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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 1년6개월간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13.9%(1조1833억원)로 합의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국방비 증가율대로 올리게 된다. 협정 공백 첫해인 2020년 인상률은 동결하는 사안까지 포함된 6년 단위(2020~2025년) 협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내걸었던 '5배 인상안'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 축소된 것이다. 다만 이번 협정에서 첫 번째 인상이 실시되는 올해 인상률(13.9%)은 분담금 책정 전례에 비춰 이례적으로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방계획을 감안하면 협정 마지막해인 2025년엔 분담금 규모가 1조5000억원대에 달할 수도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 4년 뒤면 현실로 나타나는 격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미국은 2019년 5배 인상안 요구를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50% 인상안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정부는 동맹 강화를 기치로 내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적정선의 타협을 이뤘다는 입장이다. 과거 미국이 제시했던 과도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면서도 '안보 무임승차' 비판을 피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



제11차 SMA 타결…'국방비 증가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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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증가율. /자료=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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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9차 회의를 통해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 체결을 위한 협상을 최종적으로 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9차 회의는 우리 외교부의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미 국무부의 도나 웰튼 방위비 분담협상 대표가 대면 형식으로 진행했다. 양국은 2019년 9월부터 9차례의 공식 회의 및 외교 채널을 통한 협의와 조율을 거쳐 특별협정 및 그 이행약정(Implementation Arrangement) 문안에 최종 합의했다. 제11차 협정은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6년간 유효한 다년도 협정으로 결정됐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1조 389억원으로 정했다. 올해 총액은 전년 대비 13.9% 늘어난 1조1833억원으로 합의했다.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인상률로 알려진 13%와 비교하면 소폭 높아졌다. 과거 SMA의 전년 대비 인상률이 Δ8차(2009년) 2.5% Δ9차(2014년) 5.8% Δ10차(2019년) 8.2% 등이었던 것과 비교해서도 높다. 2020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방위비 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확대에 따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결과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연도별 총액은 전년도 우리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합의키로 했다. 그간 방위비를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켜 잡았던 것은 1년짜리 협정이었던 10차 SMA가 유일하다.



韓 "책임있는 동맹…궁극적 지향점은 주한미군 의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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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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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책임있는 동맹, 이후 상호 호혜적인 동맹을 꾀하고자 분담할 수 있는 것은 분담하려 했다"며 "예측 할 수 있는 지표, 국회가 심의하는 국방비 증가율을 지표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올해 국방비 증가율은 5.4%였기 때문에 내년 분담금이 같은 비율로 올라가게 된다. 지난해 국방부가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국방예산은 연평균 6.1% 증가하게 돼 있다. 예산이 계획과 같이 잡힌다면 2025년이 되면 1조5005억원 정도가 분담금으로 지출된다.

다만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통상 90% 이상이 국내 경제로 환류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때 요구보다 좋은 조건에서 협상을 맺었다는 시각이다. 다년 계약으로 방위비 협정이 체결돼 안전성이 높아졌다.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안전 장치가 마련된 측면도 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와 관련, 협정 공백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협정상 최초로 명문화했기 때문. 방위비분담금의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은 2021년부터 종전의 75%에서 87%까지 확대했다.

11차 SMA 협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 때인 지난 2019년 9월 시작됐다. 지난해 3월 잠정 합의안으로 10차 SMA 분담금(1조389억원) 대비 13% 인상안(1조1740억원)이 도출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배 증액 방침을 공언했다가 그 이후 1.5배 인상안을 제안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트럼프 정권 내내 미국측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최근에 이르러서야 협상이 급진전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46일 만에 협상이 타결됐다.

이 당국자는 "과거 미국측의 과도한 요구에 우리 정부가 단호히 대응한 결과"라면서도 "공평한 분담, 국력에 맞는 분담을 생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사력이 증가되면 주한미군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다. 궁극적 지향점이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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