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2·4 부동산대책 차질없이 추진"
野 "더 큰 혼란 전에 2·4 대책 접어야"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번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을 조롱하는 망언을 잇달아 커뮤니티에 올리며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누리꾼은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다니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국민 감정을 건드렸다. 야당은 LH 사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지적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 A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A씨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신도시 부지를 매입) 해놨는데 어떻게 (투기 증거를) 찾겠는가"라고 적었다.
이어 "(국민들이) 아무리 화낸다고 하더라도 난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며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다. 부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지"라고 비꼬았다. 끝으로 A씨는 "공부 못해서 (LH에)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재미있는 소리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LH가 토지주택공사라고 생각하니까 젊은 세대에게는 상대적으로 고리타분한 일 같아 보여서 지금 입사경쟁률 정도가 나온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실질적으로 '입사하면 내부 개발정보 바탕으로 거액 당길 수 있음' 같은 걸 알리고 지원자 받았으면 지금 공부 잘했다고 주장하는 본인보다 몇 배로 잘했을 사람들이 죄다 집어넣어서 본인은 떨어졌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그는 "내부정보로 한탕 당길 수 있다는 정보부터가 내부정보였던 거다"고 비판했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LH임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LH 본사와 과천의왕사업본부, 광명시흥사업본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광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본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야당 또한 LH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LH 투기와 관련해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하되 주택공급대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2·4 부동산 대책의 추진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신뢰를 흔든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권이다. 25번째 공공주도 정책이 LH 배불리기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LH 사장 출신이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자마자 내놓은 2·4 공공 공급대책의 실체가 제 식구들의 이익 실현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태와 같은 실상을 모르고 국민들이 정부의 LH 정책에 동조했으면, 얼마나 많은 문제의 LH 직원들과 관련된 친인척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을 배불리며 환호작약했겠는가"라며 "더 큰 혼란 전에 2·4 정책은 접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나라의 부동산 대란의 주범은 문 대통령"이라며 "한심한 현실 인식은 두말할 것도 없고,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에서조차 무능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LH의 내부정보를 빼돌린 악질적 범죄에 대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수사 노하우를 갖춘 감사원과 검찰을 배제했다"며 "적당히 쇼하다가 대충 덮어버려야 하는데, 검찰과 감사원이 눈치 보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조사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의원은 "뻔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4·7 재보궐선거 이전까지 몇몇 LH 직원들을 구속한 후 추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언론플레이를 하며 어영부영 시간 때우다 적당히 꼬리 자르기로 끝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완패를 인정하고 진심을 다해 국민께 직접 정중히 사과해라"며 "무능한 변창흠 장관과 엉터리 정책실장 김상조는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