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 초지거래량 4배 넘게 증가
하남교산·남양주왕숙·고양창릉 등 비슷
개발정보 광범위하게 사전 유출 가능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ㆍ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토지에 10일 묘목이 심어져 있다./시흥=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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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시흥지구 외에 인천계양·고양창릉·부천대장·남양주왕숙·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전반에 걸쳐 해당 지역의 토지 거래량이 정부의 신도시 지정 발표 직전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전반에 걸쳐 개발 정보가 광범위하게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1월 인천 계양구의 건축물을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매매·증여·교환·판결 포함)은 336필지로,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월간 평균 거래량인 78필지보다 4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한 달 뒤이 그해 12월 인천 계양구 동양동·박촌동·귤현동·상야동 333만㎡ 터에 1만7000가구, 3만9000명을 수용하는 3기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의 토지 거래도 비슷한 양상이다. 하남시의 순수토지 거래량은 교산지구 발표가 있던 2018년 12월 472필지를 기록해 전월의 228필지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남양주 역시 신도시 발표가 있기 1년 전인 2017년 12월 1321필지가 거래돼 월간으로는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고, 신도시 발표가 있던 이듬해 12월 직전까지 네 차례나 월간 거래량이 1000 필지를 넘었다.
고양창릉이 있는 고양시 덕양구는 2019년 1∼4월 100∼200필지의 거래량을 보이다가 신도시 발표가 있던 같은 해 5월 300건대로 뛰었다. 대장 신도시가 발표된 부천은 2018년에 월간 평균 108필지의 토지 거래량을 보였고, 이듬해에도 100필지 안팎의 거래량을 이어가다가 신도시 발표 2개월 전인 3월에 223필지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땅을 매입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이 일대 토지 거래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광명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6년 893필지로 1000 필지를 밑돌았다가 2017년 1036필지, 2018년 1665필지, 2019년 1715필지, 2020년 2520필지로 급증세를 보였다. 시흥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7년 9243필지로 역대 최대치였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 이후 정부는 2013년 12월 이후의 토지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신도시 발표에 앞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구 지정 제안 시점부터의 거래를 모두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조사 범위가 3기 신도시 인근 지역으로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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