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사람·번영·경제 기치…군부 유혈 쿠데타로 서방세계 근심
우리 정부가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등 이른바 '3P'의 기치를 내걸고 동남아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라는 암초를 만났다.
신남방정책이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발표한 구상으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세안 지역은 미얀마 사태로 인해 '신냉전 체제'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나올 만큼 정세가 불안해졌다. 아세안 각국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감안해 미얀마 사태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대국인 미·중 대리전 양상만 고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3.8/뉴스1 |
우리 정부가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등 이른바 '3P'의 기치를 내걸고 동남아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라는 암초를 만났다.
신남방정책이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발표한 구상으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세안 지역은 미얀마 사태로 인해 '신냉전 체제'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나올 만큼 정세가 불안해졌다. 아세안 각국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감안해 미얀마 사태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대국인 미·중 대리전 양상만 고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얀마의 교민을 국내로 긴급 귀국시킨 가운데 미얀마 군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얀마를 국빈 방문해 경제 각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을 논의했던 2019년 9월과 비교하면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미얀마는 신남방정책의 요충지로 꼽혀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는 인명의 희생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며 "미얀마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날 우리 국민 일부가 임시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날이었다. 5일 전인 1일엔 외교부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는 미얀마군과 경찰 당국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민간인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것을 규탄한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양곤=AP/뉴시스]8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소화기를 분출하며 경찰의 최루탄에 대응하고 있다. 2021.03.08. |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치러진 선거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구금하고 반 쿠데타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그 결과 6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명의 평화 시위대가 구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데타에 반발한 노동조합들이 총파업을 진행하며 경제도 사실상 '셧다운'되고 있다.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피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8년부터 국내 기업이 미얀마에 설립한 법인과 지사는 107곳이다. 현지 투자금은 7500억원 규모다.
하지만 미얀마 정세를 둘러싼 극적인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대국의 시각차만 두드러지게 확인되고 있다. 유엔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문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에서 미얀마 사태를 먼저 거론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미얀마 사태를 비교적 관망하는 국가들도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군정과 군부 기업을 상대로 무역 제재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미얀마를 비롯해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부르나이 베트남 등 아세안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신경쓰면서 공동 입장문도 내지 못했다.
결국 미얀마 군부를 향한 규탄 성명이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나오더라도 실질적 제재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주 "국제사회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향후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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