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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 앞두고 '후보 적합도' 1위 오른 尹…국민의힘 마냥 반기지 못한 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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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 앞두고 '후보 적합도' 1위 오른 尹…국민의힘 마냥 반기지 못한 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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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평가절하 / 野, 뚜렷한 대선 주자 없는 당내 사정 고려할 때 마냥 반기지만은 못하는 모습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내년 3·9 대선을 1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적합도 1위에 올라서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평가절하했지만, 국민의힘도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당내 사정을 고려할 때 마냥 반기지만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민주당 인사들은 전날(8일) 윤 전 총장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건 전 국무총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 때 지지율 1위를 달렸다가 거품이 꺼졌던 점을 거론하며 "이처럼 윤석열의 반짝 지지율 1위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블로킹 효과로 국민의힘 대선주자는 페이드아웃 됐다"며 "안철수도, 오세훈도, 홍준표도 훅 갔다"고 비꼬았다.

윤 전 총장을 반기는 국민의힘 일부를 향해선 "윤석열의 정치권 등장이 국민의힘에게는 재앙이 됐다"며 "윤석열이 당분간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 외곽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한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의 지지율은 사퇴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이라면서 "이후엔 본인 스스로 이슈나 어젠다를 만들 정치력이 있는지 추세를 봐야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 소속 재선의원은 "(지난 1년을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은 한창 논쟁의 중심 있을 땐 지지율이 확 올랐다가 논쟁이 사그라지면 한 자릿수로 빠졌었다"라며 "사표를 던지고 나오니 일시적으로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LH 직원 투기 의혹, 중대범죄수사청 강행 등 우리 당이 여러모로 형편 없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면서도 "정권의 탄압을 받고 쫓겨났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지 않나. (높은 지지율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이 굳어질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바닥(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지도부가) 긴장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등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삼갔다.

국민의힘은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만큼 마냥 반기지만은 못 하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퇴한 직후 극적인 시점에 이뤄진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조정기는 반드시 거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김기현 의원은 "한 번의 여론조사인데, 부풀려서도 위축시켜서도 안 될 일이라고 본다"며 "다만 전체적 흐름이나 추세를 보면 현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가 굉장히 강해지고 있다. 그게 폭발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고 해석했다.

곽상도 의원은 "아직 윤 전 총장은 우리 당 후보가 아니고 우리 당에 입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정계가 어떻게 변하고,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지 계속 주의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개인의 지지율이라기보다 '정권 심판론'에 동의하는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보기에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로 2위를 기록했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4.9%로 3위를 차지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28.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지사는 22.4%로 2위에 올랐고 이낙연 대표는 13.8%로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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