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사퇴 후 대권 지지율 1위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변곡점
당분간 ‘메시지 정치’ 펼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 차에서 내리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선 1년을 앞두고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윤 전 총장은 총장직 사퇴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대권후보 지지율 1위로 뛰어올랐다. 유력 후보가 없던 야권의 대선 지형에 대형 변수가 생긴 것이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8일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22일 조사 당시 14.6%보다 17.8%포인트 치솟은 수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9%였다. 문화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이 28.3%로 1위를 차지했다(두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전 총장이 단숨에 30% 안팎의 지지율로 1위에 오르자 야권은 고무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 재편의 향배가 정해지고 윤 전 총장도 발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윤 전 총장이 그와 연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승리하면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이 커진다. 여권이 이기면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의 구심점이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그간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어 윤 전 총장이 당장 정치권에 직행할 가능성은 낮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5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의 정계 진출이 ‘적절하다’(48.0%)와 ‘부적절하다’(46.3%)는 응답이 비슷했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장외에서 ‘메시지 정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는 지난 3일 메시지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여성, 외치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