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개편됐지만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달라진 게 없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에도 '4명 쪼개 앉기'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이행하고 있는데다 오히려 세부 조건이 더 강화됐다는 이유 등에서다.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추진에도 소상공인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별로 달라질 게 없는데다, 오히려 업종 간 분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부분이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30대 박모 씨는 "코로나 사태 초반부터 거리두기를 사실상 수십 단계로 쪼개 실시해서 이젠 지치다 못해 아무 생각조차 안 든다"며 "차라리 아예 모든 업종이 몇 주간 닫는 게 낫지, 다른 자영업자들은 식당한테 '니네는 문 열지 않냐'고 탓하기만 하고 분란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20명씩 모르는 척 하고 와서 한 메뉴로 통일하고 먹고 가기도 한다"며 "방역지침도 업주가 설명을 다 해야 하고, 우리 탓도 아닌데 손님에게 '왜 5명 이하로 앉아야 하냐'는 소리를 들을 땐 기가 다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 역시 "2단계에서 9인 이상으로 늘어나도 큰 기대감은 없다"며 "특히 술집은 오후 6시 이후부터 손님이 오는데 9시 이후 영업 제한이나 인원을 제한하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 입장에서야 술집을 드나드는데 편할 뿐이지, 현재도 눈 가리고 아웅으로 4명씩 3명씩 쪼개서 앉아 회식도 한다"며 "자꾸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복잡하게 만드는 게 약이 오른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촌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 씨도 "이번 개편안은 그래도 월세 낼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주겠다는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뜯어보니 더 조건이 빡빡해진 것 같다"며 "이 개편안대로라면 코인노래방은 한방당 1명이고 스터디 카페도 4인 공간에 50%인 2명만 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미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있는데 왜 또 몇평당 몇명 인원 제한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영업자들 공청회에 불러놓고 '너희 얘기 들어줬다'는 것밖에 안 되며 그야말로 요식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성원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여전히 중점관리시설·일반관리시설 등의 이용 자제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직접적으로 집합금지나 집합제한은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이용 자제를 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서 자영업자들이 불만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 시설이나 직장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이 시설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없고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지우게 했다"며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부분은 높게 사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취업준비생 김모(27) 씨 역시 "하도 많이 바뀌어서 방역수칙 기준이 모호해진 기분이다"며 "각자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바꾼다고 해서 안 지킬 사람이 지키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직장인 이모(30·여) 씨는 "하루에도 꾸준히 수백명씩 코로나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불안하다"며 "나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안전하려면 촘촘하게 짜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분명히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kmkim@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