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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정치초년생 윤석열, 그는 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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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정치초년생 윤석열, 그는 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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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는 몸담은 조직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이나 마음속 주장을 솔직히 밝히기 어렵다. 레이더P는 의원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담은 '복면칼럼'을 연재해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실상 대선도전 선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그는 그동안 직무 배제, 징계 처분 등 많은 굴욕을 참아왔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 사퇴했느냐를 두고서 말이 많다. 일부에선 여권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직을 유지하면서 중수청 설치를 반대하는 것도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유에는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남긴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겠다." 이 말은 '대선에 출마하겠다'로 들린다. 이제 그는 공직자가 아닌 자연인이다.




대항 넘어 비전 보여야

지금까지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은 권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에 바탕을 둔 결과였다. 이는 현 정권과 첨예하게 대결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면 국민의 관심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주춤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정권과의 갈등이 과거만큼 두드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권에 대항하는 이미지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계속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후보에 적합한 비전과 가치관을 내보여야 한다. 자신의 몸에 맞는 화두를 던져야 할 때다. '정의'도 좋고 '공정'도 좋다. 그가 던진 화두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감대를 형성할 때 대선행을 기대할 수 있다.


계산보단 단순함이 힘

윤 전 총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매몰차게 수사를 한 점 때문에 일부 야권 지지층에서 반감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윤 전 총장에 대해 갖고 있는 섭섭함보다는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더 크기 때문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듯하다.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이다.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 정치권에 입문해 좌충우돌하다 끝내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무엇보다 정치공학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국민은 진심 어린 모습을 좋아하지 공학은 싫어한다. 단순하고 알기 쉬운 정치로 다가가야 한다.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통 크게 양보하고 손해를 감내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계산에 빠른 정치인 치고 성공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또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분열만 가져올 뿐이다. 새 정당이 기존 정당의 지지율만큼 얻기도 벅찬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선 서막의 신호탄

윤 전 총장의 사퇴 이후 야권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판이 깔리고 기존 후보군도 본격적인 용틀임을 시작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1년여 남은 대선, 본격적으로 막이 열린 것이다.

[국민의힘 P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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