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얀마 시위대가 여성 치마 '타메인'을 활용해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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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맞서 연일 불복종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성 전통 치마 '타메인'(Htamain)을 새로운 저항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 시위대는 바리케이드 앞쪽에 타메인을 매달아놓으며 군경 진압을 막고 있다. 이는 현지에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타메인을 걸어놓은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분(Bhun)을 잃는다'는 미신을 활용해 군경들의 작전을 지체시키려는 시도다.
'분'이란 미얀마 말로 행운, 영향력, 권력, 영광 등을 뜻하는 단어다.
시위대는 실제로 많은 군경들이 타메인을 제거하고 나서야 마을에 진입하기 때문에 군부의 작전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한다. 타메인을 활용한 시위가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곳곳에서 이른바 '타메인 시위'가 인기를 얻으며 많은 시위대가 빨랫줄, 전깃줄 등에 타메인을 걸어두어 군부의 진압을 피할 시간을 벌고 있다. 현재 미얀마 국민은 희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역별로 분산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타메인 시위는 3월8일 여성의날을 맞아 쿠데타 규탄 시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여성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미얀마는 예로부터 전쟁이 많아 자연스럽게 남성 우위 사회로 발전해왔다. 때문에 가정에서도 여성의 옷인 타메인은 빨래 후 맨 아래에 널도록 배운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타메인은 이를 보여주는 전통적인 상징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참가 비율이 거의 동등할 정도로 여성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시위에 나서는 여성의 연령도 학생부터 중년 여성까지 다양하다.
최근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총격에 사망한 19세 소녀 치알 신은 시위 도중 동료들을 먼저 챙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 기증을 서약했던 점 등이 알려지며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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