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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대선 D-365] 윤석열 지지세 석달뒤께 판가름…이재명 탈당설은 ‘뇌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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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67

1년 앞으로 다가온 2022년 3·9 대선 전망

‘대선주자 윤석열’ 뛰어든 야권 사정 복잡

여당은 이재명 1강 체제 당분간 계속될 듯

서울시장 선거 결과 따라 정계개편 가능성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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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았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요? 더불어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할까요? 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할까요?

한겨레

알 수 없습니다.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가 다 그랬습니다.

1987년 12월에 대통령 직선제로 선거가 치러질지 1년 전인 1986년 12월에 미리 알았던 사람이 있었을까요?

1992년 12월 대통령 선거 1년 전에는 민주자유당 김영삼 대표와 민주당 김대중 대표가 맞붙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습니다. 그러나 1992년 2월 정주영 현대 회장이 통일국민당을 창당하고 총선과 대선에 도전할 것을 누가 알았을까요?

1997년 12월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신한국당 대선주자는 ‘9룡’(이회창·이인제·이수성·이홍구·박찬종·김윤환·이한동·최형우·김덕룡)이었습니다. 대선주자가 많았다는 것은 신한국당 재집권 가능성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입니다. 결과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2002년 12월 대선 1년 전에는 ‘이회창 대세론’이 있었습니다. 실제 대선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2007년 대선 1년 전에는 한나라당이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 중에서 누가 경선에서 이길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2012년 12월 대선 1년 전에는 한나라당에 태풍이 몰아쳤습니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졌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을 혁신했습니다. 그 탄력으로 총선도 이기고 대선도 이겼습니다.

2017년 대선은 아예 일정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1년이 남아있던 2016년 12월,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했습니다. 2017년 대통령 선거는 5월에 치러졌습니다.

지금부터 내년 3월9일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온갖 돌발 변수가 터져 나올 것입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있다면 돌발 변수가 아닙니다.

따라서 2022년 대선을 조망하려면 지금까지 확정된 정치 일정과 수면 위에 올라와 있는 인물 및 변수들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틀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2022년 대선을 딱 1년 앞둔 현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변수는 ‘대선주자급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등장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왜 갑자기 총장직을 사퇴했는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그가 정말로 대선판에 뛰어들 것인지도 아직은 미스터리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 스스로 “정무감각은 꽝”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총장직을 그만두는 과정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무감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3월1일 <국민일보> 인터뷰를 통해서입니다. 3월2일에는 <중앙일보>와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3월3일에는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3월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했습니다. ‘준비된 사퇴’, ‘기획 사퇴’ 아니면 불가능한 수순입니다.

사퇴의 변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짧지만 강렬합니다.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찰 가족께 드리는 글’을 올렸습니다. 핵심은 이런 내용입니다.

“저는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법이 부여한 저의 마지막 책무를 이행하려고 합니다. 오늘 검찰총장의 직을 내려놓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으나, 더 이상 검찰이 파괴되고 반부패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입을 꽉 다물었습니다. ‘부패완판’, ‘검찰 파괴’, ‘법치주의 훼손’ 등 단순하면서도 강한 메시지가 메아리를 일으키며 퍼졌습니다.

반면에 윤석열 전 총장을 비판하는 여권의 메시지는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이런 장면을 주의 깊게 지켜본 전문가들은 “윤석열 전 총장이 고도로 단련된 소수정예 인사의 조언을 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 옆에는 실제로 조언 그룹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언론에서 가끔 ‘윤석열 측근’이라고 인용하는 사람들입니다. 법조인도 있지만, 비법조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서 요지만 전달하면 이렇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하려고 마음먹은 지 사실 꽤 오래됐다. 우리는 총장을 하는 동안에는 정치 안 한다고 잡아떼다가 총장 그만두고 나서 정치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윤 총장은 거짓말을 못 하는 체질이다. 그동안 정치할 거냐는 질문에 애매하게 대답한 이유는 실제로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다. 방식은 안철수 모델이다. 제3지대에서 세를 모은 뒤 국민의힘을 무너뜨리고 범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갈등이 일어나 이재명 지사가 탈당하면 3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것이고, 그러면 쉽게 이긴다. 3자 필승론이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해봤다.”

“검찰총장 사퇴 시기를 지금으로 잡은 이유도 4·7 재보선에서 여당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서다. 안철수를 서울시장에 당선시켜 대선주자 경쟁에서 밀어내야 할 필요도 있다.”
어떻습니까? 놀라운 내용입니다. 저도 전해 들은 것이라서 이게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의 생각인지, 이런 말을 하는 조언 그룹의 생각인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의 생각이라면 윤 전 총장은 겉과 속이 전혀 다른 흉악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발 아니길 바랍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등장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권의 대선주자들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 사퇴에 대한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윤 총장이 끝까지 검찰에 남아 싸워 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윤 총장의 결정은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총장의 사퇴에도 이 정권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제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가 왔습니다. 4월7일 보궐선거의 야권 승리는 광범위한 국민 행동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국민 역량은 내년 정권교체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상식과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윤 총장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입니다.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윤 총장님의 앞날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 사퇴를 자신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당위론으로 연결하는 논리입니다. 안철수 대표로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는, 딱 거기까지만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당락과 관계없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사퇴를 바라보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머릿속도 복잡한 것 같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2등을 차지했던 사람입니다. ‘재수 강세’의 법칙이 지배하는 대선판에서 홍준표 의원은 차기 대통령 꿈을 무럭무럭 키우고 있을 것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 사퇴 직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지금 사표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겁니다.

지금은 70년 검찰의 명예를 걸고 문재인 대통령 연루 여부 세 가지 사건에 전 검찰력을 쏟아야 할 때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고, 검찰 수사권을 해체시킨 당시의 마지막 총장이었다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아울러 어제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면 돌파하십시오. 나는 윤 총장의 기개와 담력을 굳게 믿습니다. 정치는 소임을 다 하신 후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어떻습니까? 윤석열 전 총장의 사퇴 및 정치 입문이 반갑지 않다는 홍준표 의원의 속내가 읽히십니까? 홍준표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검찰’을 ‘문재인 정부의 사냥개’라고 꾸준히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3월6일 페이스북 글에서는 “윤석열을 밀어냄으로써 야권 분열의 단초는 만들었고”라고 썼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야권을 분열시키기 위해 윤석열 전 총장을 밀어냈다는 주장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을 대선판의 강력한 경쟁자로 보는 것입니다.

‘대선주자 윤석열’의 등장에 자극을 받은 정치인 중에는 황교안 전 대표도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한 날 밤 페이스북에 이육사의 고향 안동을 방문했다고 밝히며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보잘것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전형적인 특수부 검사로 검찰총장까지 한 인물이라면, 황교안 전 대표는 전형적인 공안 검사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미래통합당 대표까지 한 사람입니다. 황교안 전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밖에 여론조사 수치가 낮아서 고전중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윤석열 전 총장의 출현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선주자 윤석열’의 등장은 이처럼 야권의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1년 남은 2022년 대선판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한겨레

한국갤럽 2월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야권 대선주자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까요? 결국은 여론조사로 결판이 날 것입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앞서는 사람이 이긴다는 얘깁니다.

윤석열 전 총장도 앞으로 2~3개월 안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의미 있는 수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선주자로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야권에 비해 여권의 경쟁 구도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1강 체제’를 굳히려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가 힘겹게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1강 체제’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주목할 지점이 있습니다.

첫째, 이재명 경기지사 자신입니다.

마라톤에서 선두로 치고 나간 선수는 맞바람을 가르고 달려야 합니다. 길을 잘못 들거나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질 위험도 큽니다.

대선 레이스에서도 선두주자는 외롭고 위험한 법입니다. 모든 현안에 대해 ‘코멘트’를 내놓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의 가장 위협적인 적은 ‘이재명 자신’이라는 얘깁니다.

둘째,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민주당 권리당원들 사이에 남아있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거부감입니다.

친문재인 성향 권리당원 중에는 ‘이재명 불가론’을 외치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광재 의원 등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재명 지사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권리당원들도 있습니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벌이고 있는 ‘이재명 논쟁’이 정리되려면 앞으로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각에는 친문재인 권리당원들이 이재명 지사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이재명 지사가 견디지 못하고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건 여권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이른바 ‘뇌피셜’입니다.

대선주자급 유력 정치인들이 정당을 새로 만들어 딴 살림을 차리고 나가는 것은 대선주자들이 정당의 주인으로 행세하던 구시대의 일입니다. 지금 정당의 주인은 대선주자들이 아닙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입니다. 특히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의 주인은 확실히 당원과 지지자들입니다.

더구나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사람’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당직자 출신입니다. 그동안 모든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는 많이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설사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불리해지더라도 그가 민주당을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민주당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차기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정치 일정과 변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한겨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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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입니다.

둘째, 8월 말~9월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입니다.

셋째, 10월 말~11월 초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결과입니다.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첫 번째 분기점입니다. 여당이 이기느냐, 야권이 이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입니다. 어떻게 될까요?

여당이 이기면 야당은 정계개편의 회오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이 분열하거나 제3세력과 합치는 등 이합집산, 합종연횡이 예상됩니다. 10월 말~11월 초에 대선후보를 선출해도 추가로 후보 단일화나 합당 국면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대선주자들이 나타나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정치 지형이 짜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급속한 생태계의 변화에 민주당과 여당 대선주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반대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안철수, 홍준표, 윤석열 등 야권의 대선주자들끼리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것입니다. 세 사람의 치열한 경쟁은 야권 전체의 판을 키울 수도 있지만, 자중지란과 분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정권을 빼앗기게 됐다는 위기감 때문에 대대적인 당·정·청 혁신에 나설 것입니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진 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당을 혁신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와 2022년 3·9 대통령 선거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반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저는 전망합니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역대 대선을 현장에서 직접 치른 여야 정치인들이 대체로 인정하는 대선의 법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을 ‘왜’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후보가 이긴다는 것입니다.

둘째, 후보의 ‘능력’보다 ‘매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셋째, 끝까지 절박감을 유지하는 쪽이 이긴다는 것입니다.

넷째, 막판 6개월의 열정(passion)과 유행(fashion)이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갈수록 ‘후보’의 비중보다 ‘정당’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첫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됐는지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비전’이 선명해야 오랫동안 대선주자로서 지지도를 유지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요? 여러분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비전이 가장 선명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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