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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태권소녀 무덤 파헤쳐… 사인 조작 노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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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다음날 입구 봉쇄한채 검안

국영TV “머리서 발견한 납 조각… 경찰이 사용한 것과 다른 종류”

군부 지지자 백색테러도 기승

동아일보

시위대 구타하는 미얀마 군경 6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무장한 군경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하고 있다. 군부 지지자가 시민을 공격하는 ‘백색테러’도 기승을 부려 최소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했다. 크리스틴 슈라너 부르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시위대 유혈 진압을 비판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을 호소했다. 양곤=AP 뉴시스


미얀마 군부가 시위 현장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사망한 19세 태권소녀 찰 신의 무덤을 파헤쳤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찰 신의 사인을 조작하려는 시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찰 신은 3일 제2대 도시 만달레이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했는데 당시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군부는 5일 찰 신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을 검안했다. 의료진을 대동한 채 공동묘지에 도착한 군인들은 묘지 직원을 총구로 위협하며 입구를 봉쇄했다. 보호구를 쓴 의료진이 시신을 꺼낸 후 검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는 6일 국영 MRTV를 통해 찰 신의 머리 뒤쪽에서 관통된 상처를, 뇌에서는 납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머리 뒤에 생긴 상처는 찰 신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던 경찰이 낼 수 없다. 납 조각 역시 경찰이 사용한 것과는 다른 종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망 직전 포착된 사진 속 찰 신은 경찰을 등진 채 뒤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시위대는 군경이 찰 신의 사망 원인을 조작하려고 시신을 훼손했다며 분노했다. 찰 신의 무덤에는 새 시멘트가 발려 있었고 주변에는 고무장화, 장갑, 수술용 가운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향한 군부 지지자들의 백색테러도 발생했다. 5일 중부 마궤에서는 군부 지지자 25명이 NLD 마궤 지부장과 그의 17세 조카를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모두 죽여야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다”는 구호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2017년 로힝야 학살 당시 미얀마군이 사용했던 구호다. 또 군부는 6일 국경지대인 인도 미조람주로 도망친 경찰 8명에 대한 소환을 인도에 요구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며 업무를 거부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향해서도 “8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조유라 jyr0101@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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