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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탄핵 찬성 의원 떨어뜨리겠다"… 복수 시작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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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간선거 때 '낙선 운동 전개' 공식 선언
1호는 알래스카州 머코스키… 이미 여론조사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올랜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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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수가 시작됐다. 자기 탄핵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이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성명을 보내 “나는 위대한 알래스카주(州)의 실패한 후보인 리사 머코스키를 어떤 상황에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자신의 주, 심지어 자신의 나라도 잘못 대표해 왔다”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내년에 다른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지는 알지 못하지만 내가 어디에 있을지는 안다”며 “알래스카에서 불충하고 매우 나쁜 상원의원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중간선거 때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중도 성향인 머코스키 의원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 당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7명 중 한 명으로, 7명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 대상이 되는 유일한 의원이다. 상원의원 임기는 6년인데, 2년마다 전체 정원의 3분의 1씩 선거가 치러진다.

계획은 이미 구체화 단계에 들어간 것 같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머코스키 의원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이미 실시했다는 게 근거다. 트럼프 측은 탄핵안에 찬성한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 중 리즈 체니(와이오밍) 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된 역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안 부결 직후 낸 성명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애국 운동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당내 반란 세력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탄핵 찬성파 7명에게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이 집중됐고, 이들이 지역구에서 불신임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코스키 의원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한 행동이, 내가 던진 표가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결과를 안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진영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복은 가혹하다. 5일 당내 주요 기구에 서한을 보내 자기 이름과 캐리커처를 정치자금 모금에 쓰지 말라고 요구했는데 자신에게 등돌린 의원들에게까지 모금의 혜택이 돌아가는 꼴을 볼 수 없어서라고 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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