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공청회서 보완 필요성 지적…소상공인연합회 "생존권 반영됐으면"
"자율·책임 강조했지만 자율 측면 많지 않아" 지적도…이달중 최종안 마련
'거리두기 공청회'서 발언하는 강도태 2차관 |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김예나 기자 = 정부가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 조처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원칙이 더욱 분명하게 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의료, 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5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 공청회'에서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개편안에 더 많이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개편안에 대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회복의 기대가 포함돼 있는지를 생각하면 아직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남 연구위원은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 조처를 최소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자영업자 등이 직격탄을 받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당분간은 회복이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도 국민"이라고 호소했다.
차 본부장은 "현행 5단계에서 4단계로 바꾸고, 소상공인들의 여러 목소리를 담아주려고 고민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각 업종과 시설에 따른 세부적인 고민은 담기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자율과 책임에 맞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반영하는 지침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대형 프랜차이즈는 문을 열고 소상공인은 문을 닫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또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거리두기 대응 현황은?'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효성 있는 방역 강화 조처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개편안에서 자율과 책임 원칙을 강조했지만 (다중이용시설 등의) 자율적 측면이 반영된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면서 "책임 부분에서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사적 모임' 규모를 달리 정한 부분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을 1년 이상 겪으면서 경제적 피해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개인 생활이 제약되는 부분은 개별화돼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고려한 충분한 연구가 있었는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인원 제한뿐 아니라 시설별로 지켜야 할 수칙도 많아지고 있어 하나하나 다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기보다는 이용시설의 안전도를 높이는 식으로 활동 규제를 줄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통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개인의 활동 부분에 있어서는 방역 관리가 강화되는데 시민 개개인의 부담 증가를 어떻게 조정할지 숙제"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종전 거리두기 체계와 비교하면 개편안은 전체적으로 완화된 모습을 갖고 있기에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억제력'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될 상반기까지의 유행 상황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향후 논의를 거쳐 이달 중 최종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래픽]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방안 - 개인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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