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공항 이어 울산 의료원 등
재정정책 놓고 여당과 대립각 부담
기재부, 예타 개선안 공청회 개최
재정정책 놓고 여당과 대립각 부담
기재부, 예타 개선안 공청회 개최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부산 상공인과 시민단체 대표 등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장면을 보고 환호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내용이 담겼다. 오는 17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예타 공청회가 열린다. 기획재정부가 담당하고 있는 예타 권한 자체를 분산시키는 것이 주요 논쟁지점이다. [연합] |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 공청회가 오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재정관리국장이 초청될 계획이다. 예타 제도 전반에 대한 공청회지만, 핵심은 기재부로 집중된 예타 권한을 각 부처로 분산하는 방안이 될 전망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에 열리는 예타 공청회 핵심 논쟁지점은 소위 ‘김두관법’으로 불리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해당 법안은 예타 주체를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각 중앙관서의 장이 담당하도록 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사업의 경우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재부에 독점된 예타 기능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현 예타 제도에 대한 불만이 크다. “우리가 왜 기재부 눈치를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역 핵심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균형발전보다 경제성을 내세우는 기재부 반대에 가로막힌다는 판단이 섰다.
특히 기재부와 여당은 대규모 재정이 들어가는 정책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근엔 전국민을 대상으로 주자는 재난지원금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나서 반대했다. 재정건전성이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홍 부총리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예타 제도개선이 이뤄지면 여당이 홍 부총리와 얼굴을 붉힐 일 자체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지역 관련 예타 면제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가덕도신공항에 이어 울산 공공의료원도 예타 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는 인천공항행 GTX의 예타 면제를 요구하고 있고, 광주와 대구에서는 각각 공항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수야당에서도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역구가 있는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예타 문턱이 낮아지면 지역에 핵심사업을 유치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소신파 의원은 그럼에도 예타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경우 재정건정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야권 의원은 “나도 지역에서 뛰고 있지만, 예타를 각 부처에서 담당하게 되면 사실상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이기 때문에 공청회가 예타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사업을 원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예타 권한을 주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재위 여야 간사는 예타 공청회 관련 진술인 합의를 진행 중이다. 공청회 날은 일단 17일로 잡아두고, 완전 합의가 되면 확정키로 했다. 토론을 위한 진술인단은 찬성 측과 반대 측 각각 4명씩 총 8명으로 구성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국장급 인사도 초청해 공청회 내용을 공유할 전망이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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