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지급 앞두고 일부 자영업자들 '한숨'
"주말에도 나와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게 후회돼”
"목숨 걸고 매달렸는데 뒤통수를 맞게 될 줄 몰랐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 식당 거리.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에게만 4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는 소식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자영업자들의 뿔난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주말도 반납하고 하루 15시간 넘게 영업하며 매출을 올려놨더니 지원금을 못 받아 억울하다는 의견과 매출은 올랐지만 순수익은 떨어졌다는 의견이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상당했다.
4일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30대)씨는 “아내와 둘이서 운영하다가 집합제한이 걸리고 이대로 가다간 망하겠다 싶어서 하루 15시간 동안 일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어 직원 한 명 고용했고 세무사 통해 확인해보니 직원 1년 치 월급만큼 매출이 올랐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달로 인한 매출은 높았지만 순수익은 많이 떨어져서 직원에게 이번 주까지만 나오라고 했다”며 “내 식구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했는데 지원 대상 제외라는 말에 ‘현타’온다”라고 덧붙였다. ‘현타’란 현실자각 타임의 준말로 열성적으로 무언가를 하다가 과거가 후회스러워 힘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이후 집합제한이 걸린 음식점들은 홀 영업보다 배달 위주로 장사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순수익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배달을 하게 되면 배달대행비와 일회용품 등 음식 포장비용이 부대비용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 또한 “정말 연중무휴한 게 후회된다”며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이리저리 뛰고 애들 집에 두고 주말에도 나와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게 후회된다”라고 푸념했다. 김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씨 역시 “알바 자르고 주말에 공부해야 하는 아이까지 데려와서 일 시키며 목숨 걸고 매달렸는데 뒤통수를 맞게 될 줄 몰랐다”며 이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자영업자들의 이같은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4차 재난지원금 집합제한업종에 매출비교는 너무 잔인하고 불공정”하다는 제목으로 전날 올라온 글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3900명이 동의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의 노래방.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쓴이는 “모든 자영업자가 코로나 시대에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고 그것은 죄가 아니다”며 “이러한 노력이 성공하여 매출이 증가했다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다면 누가 매출을 증가하기 위해 노력할까요”라며 “정당한 노력이 폄하되지 않는 공정한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정부는 이번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일반업종의 경우 매출이 20% 이상 감소하면 200만원, 나머지엔 100만원을 지급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