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지난 3일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 도중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숨지면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19세 여성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이 생전 미얀마를 구해달라는 한국어 게시물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출처: 치알 신 페이스북 갈무리> 2021.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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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지난 3일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 도중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숨지면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19세 여성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이 생전 미얀마를 구해달라는 한국어 게시물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은 지난달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라이에서 반대 시위에 참여한 사진을 게재한 뒤 '미얀마에 정의를(JusticeForMyanmar)', '시민불복종운동(#CivilDisobedienceMovement)'이라는 태그와 함께 한국어로 '미얀마를 구해줘'라고 적었다.
치알 신은 이 사진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상징색인 빨간색 마스크와 머리띠, 손목 끈을 착용한 채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의미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등에는 '민주주의를 구해달라, 미얀마에 정의를, 우리 투표를 존중하라'라는 영문 구호가 인쇄된 종이를 붙였다.
로이터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치알 신은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는 '태권소녀'다. 그는 실제 페이스북 계정에 만델라이에 위치한 야다니본대학교 태권도 클럽 강사가 됐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치알 신은 태권도는 물론 '한류'로 상징되는 한국 음악과 춤, 연예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2019년 만델라이에 위치한 한 댄스클럽에 취업하면서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한국 배우의 동영상 등이 올려져 있다.
치알신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한 감격을 담은 게시물을 제외하면 음악과 춤 등 일상을 다룬 게시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이후에는 군부를 비판하거나 시위 참가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이 주로 게재됐다. 10대 청년이 정치현실에 맞서 투사로 변한 셈이다.
치알 신은 지난달 7일 페이스북 계정 프로필 문구를 '미얀마를 위한 정의'라는 한글 문구로 바꿨고 같은달 28일에는 "나는 (혈액형이) A형이다. 만약 내가 총을 맞는다면 각막과 다른 장기를 기부해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중화권 매체는 이 게시물을 두고 '사실상 유서'라고 평가했다.
치알 신은 유서 작성 3일만에 쿠데타 반대 시위 현장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그가 최루탄과 실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바닥에 붙이고 있는 장면은 로이터 등 외신 카메라에도 찍혔다.
치알 신은 당시 '모든 것이 잘 될 것(Everything will be OK)'이라는 상의를 입고 가슴에는 A형이라는 명찰을 달았다. 이는 자신이 목숨을 잃더라도 의료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장기를 기증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중화권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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