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시위대 겨냥 저격수 사진·동영상 다수…"여기가 전쟁터냐" 공분
2일 양곤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SNS에 올라온 저격수 모습.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3일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미얀마 전역에서 하루에만 38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미얀마 군부의 폭력과 야만성에 경악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 중 머리를 맞은 경우가 속출하면서 군경이 비무장 민간인들을 상대로 조준 사격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4일 외신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 도중 사망한 치알 신(19)은 머리에 총을 맞았다.
만달레이에서 저격용 소총을 들고 있는 미얀마 군인(가운데). 2021.2.20 |
SNS에는 찻집 안에서 시위 상황을 지켜보던 한 대학생도, 부상한 여성 시위 참여자를 구하려던 20세 음식 배달앱 직원도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는 글과 사진들이 올라왔다.
로이터 통신은 치알 신처럼 전날 십여 명 이상의 시위대가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면서, 이들이 군경에 의해 조준 사격을 당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만달레이에서도 한 여성이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북부 샨주 따웅지에서 저격수가 철탑 위에 올라간 모습이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
실제 미얀마 상황을 전세계로 전하는 SNS에는 미얀마 군경이 저격용 소총을 든 모습이나 높은 철탑, 건물에 올라가 시위대를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지난 2일 최대 도시 양곤에서 찍힌 것이라며 군경 저격수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냥하며 엎드려 있는 사진과 동영상도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테러리스트들이 비무장 민간인들의 생명을 매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다른 네티즌은 관련 동영상에 "저격수 뒤에 있는 군인이 '저들(시위대)을 겨냥해, 겨냥해'라고 거칠게 외쳤다"고 적었다.
저격수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연막탄을 피우는 시위대. 2021.3.3 |
이 때문에 시위대는 저격수의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연막탄을 피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격수를 동원한 시위대 살상 의혹과 관련해 군부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군부는 지난 1일 국영 MRTV를 통해 "시위대 해산과 관련, 군경은 실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면서도 "군경은 시위대가 생명에 위해를 가할 경우, 시위대 허리 아래로 사격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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