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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파 2배 넘게 뛰었다 '천정부지 장바구니 물가'…유가 상승에 인플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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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물가 10년만에 최고
집세는 3년만에 최고…서민 체감물가 천정부지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하락폭 둔화…인플레 우려도

파(227.5%), 사과(55.2%), 달걀(41.7%) 고춧가루(35%)

폭설 등 기상여건 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설 명절로 인한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상승치를 기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더해 집세 가격도 3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훌쩍 뛰어오르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집세 등 서비스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상승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석유류 가격 하락세도 둔화됐다. 이달부터는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터라 급격한 물가 상승 우려가 나온다.

조선비즈

충남 논산시 노성면의 한 딸기농장에서 농장 주인이 최근 계속된 한파로 비닐하우스 안에서 냉해를 입어 상품성이 떨어진 딸기를 비닐하우스 밖으로 골라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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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16.2% 오르며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가정내 농식료품 수요 증대에 AI 유행, 폭설 등으로 인한 작황부진이 맞물린 데다 설 명절이 겹치며 만든 결과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 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1.3% 뛰었다. 2011년 1월(24.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대표적으로 가격이 폭등한 파(227.5%)의 경우 지난해 여름부터 기상환경 악화로 작황 부진이 지속된데다 명절 특수까지 겹쳐 전년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 고춧가루(35.0%), 쌀(12.9%) 등도 올랐고, 설 명절 수요 증대 영향으로 사과(55.2%) 등 과일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승했다.

AI유행 여파로 축산물 역시 14.4% 올라 2011년 6월(16.1%)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달걀의 경우 AI 피해로 공급은 줄었는데 명절 수요는 늘어나면서 41.7% 오르며 폭등했고, 대체 수요 증가로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1.2%) 등도 많이 올랐다. 수산물은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7.4%, 전년동월대비 18.9% 각각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전년동월대비 신선어개는 2.1%, 신선채소는 21.3%, 신선과실은 28.3% 각각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7% 내렸다. 석유류는 6.2% 내렸는데,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전월(-8.6%) 보다 하락세가 둔화했다. 다만 가공식품은 1.2%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도 5.0% 떨어졌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를 포함한 상품 가격은 1.9%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 폭등과 더불어 전월세 등 집세 오름폭도 큰 상황이다. 서민들의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집세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9% 각각 올라 2013년 3월(0.9%) 이후 약 3년만에 최대 상승했다. 전세(1.2%)는 2018년 8월(1.2%), 월세(0.5%)는 2014년 12월(0.5%)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집세 상승 영향으로 서비스는 0.5%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1.6%를 나타냈고, 이 가운데 외식 물가는 1.3%,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7%였다.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2.1% 떨어졌다.

이에 따라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 1.0%를 나타낸 후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0%대에 머무르다 다시 1%대로 올라섰다.

향후 전망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큰 상황이다. 정부 정책효과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면서비스 수요 감소 등 일부 하방요인이 지속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이달부터는 국제유가 상승 추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작황 부진이 일부 개선되고는 있으나 장바구니 물가 역시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감산 기조가 유지되면서 급등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53달러(2.6%) 상승한 61.2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20~30달러 선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에서 모두 물가의 상승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물가당국과 경제관료들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 본다. 지금 먼저 우려할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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