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28일 서울 중구 명동 한 상가에 신종 코로나바이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일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다. 추경안에는 코로나19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 집중 지원, 고용 충격에 대응한 일자리 대책, 백신 확보·접종을 비롯한 방역 등에 필요한 추가 예산이 포함될 예정이다. 2021.2.2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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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5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A씨는 "한달에 가게 임대료만 1000만원이 나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며 "인건비까지 하면 3~4개월 버틸 정도"라고 했다.
#2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하는 B씨도 3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줄어든 매출론 임대료 등 고정비를 메우기도 쉽잖은 상황이다. B씨는 "이대로는 어려워 또 대출을 받아야 할 판"이라며 "주변의 수많은 상인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COVID-19) 유탄을 맞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지난해말 400조원에 육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비법인기업)들이 연말 석달 동안 대출을 10조원 넘게 늘렸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3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398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자영업자들의 지난해 4분기 대출 증가폭은 3분기(9조1000억원) 보다 1조3000억원 많은 10조4000억원에 달했다. 전년동기대비 13.8%나 늘었다.
지난해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제한·금지 등 방역조치가 강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비법인기업은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사업조직으로, 통상 자영업자를 뜻한다. 한은은 2018년 4분기 자료부터 산출해 지난해 3분기 처음 자영업자 관련 자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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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서비스업에 속해 있다. 지난해말 서비스업 대출금은 880조8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28조7000억원 늘었다. 전년동기비로는 138조8000억원(18.7%) 급증했다. 이 중 자영업자들이 많이 분포한 숙박·음식점업은 예금은행 자영업자 대출금 증가폭이 3분기(5000억원)에서 지난 4분기(1조원)으로 확대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은 전년동기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난해 말 늘어난 것과 관련 숙박 음식점이 영향을 받아 업황이 좋지 않았으며 도·소매업 일부 업종에서도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대출 상당부분이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에서 대출금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비 등 운전자금 증가폭(15조7000억)이 시설자금 증가액(13조원) 보다 컸다.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데 투자가 아닌 운전자금으로 들어간 것이다.
실제로 월세를 내고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서울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임대료를 내고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폐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1인 이상인 숙박·음식업 사업체의 종사자는 10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명(18.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2조2000억원이 감소했는데 한은은 제조업황 회복과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영향인 것으로 풀이했다.
전체 산업별 대출금 역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 대출금 총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조7000억원이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5조9000억원(15.4%) 늘어나 증가폭과 증가율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예금취급기관별로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조원, 72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이같은 증가폭은 전기 대비로는 12조6000억원, 15조원 늘어 3분기에 비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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