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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양모, 차에 아이 혼자 뒀다" 이웃주민 법정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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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에겐 맨밥과 상추만 먹여…날이 갈수록 수척"

"허벅지에 얼룩덜룩한 멍 자국…이마에도 상처 흔적"

아시아경제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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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씨가 외출할 때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거나 차에 혼자 두고 온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3일 오전 10시부터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학대·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의 3차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양부모의 이웃 주민 A씨는 "정인이 입양 후 장씨와 총 15번 정도 집 밖에서 만났는데 그 중 5번 정도는 장씨가 정인이를 동반하지 않았다"며 "키즈카페를 가도 친딸은 데리고 나오면서 정인이는 같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장씨에게 정인이는 왜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어린이집에 가 있다고 했다"며 "'(정인이가) 혼자 집에 있다'고 (장씨가) 답한 적도 있었는데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 상태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여름께 장씨가 A씨와 카페에서 만났을 때 아이를 수시간 동안 차에 혼자 방치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장씨가 '(정인이가) 중간에 차에서 잠이 들어 혼자 두고 왔다'고 했으며, 그로부터 1시간쯤 지나서도 '차에 둔 휴대폰으로 (정인이를) 확인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A씨는 평소 장씨가 주변인들에게 '정인이가 밥을 먹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해왔지만 직접 본 정인이의 모습은 달랐다고도 말했다.


A씨는 "장씨가 해오던 얘기와 달리 당시 정인이는 밥을 곧잘 먹었다"며 "다만 아이에게 거의 맨밥만 먹여서 다른 반찬도 먹여보라고 권했지만, 장씨는 '간이 돼 있는 음식이라 안된다'며 밥과 상추만 먹였다"고 했다.


입양 초 건강하던 정인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척해졌다고 A씨는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3월 정인이를 처음 봤을 때는 다른 아이와 다를 바 없는 건강한 모습이었다"며 "얼굴도 하얗고 살도 포동포동하게 올라 생기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말 즈음 다시 봤을 때는 얼굴이 까맣게 변해있고, 살도 많이 빠져있었다"며 "허벅지에 얼룩덜룩한 멍과 같은 자국도 보였고 이마에도 상처의 흔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 청사 앞 인도는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또 다시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살인자 양모 무조건 사형',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정인양의 등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3∼10월 15차례에 걸쳐 정인양을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유모차가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도록 힘껏 밀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도 받는다.


남편 안씨 역시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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