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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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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기도 전에 ‘땅투기 의혹’…3기 신도시 험로 예고 [3기 신도시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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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내세운 정부 부동산정책 신뢰성 타격

전수조사 통해 추가 투기 정황 나올 가능성

사실로 드러나면 광명시흥 개발 수정 불가피

신규택지·3기 신도시 계획까지 지연 우려도

헤럴드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지역에 100억원대의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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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 전수조사 지역과 대상을 3기 신도시 및 국토부 직원 전체까지 확대하면서 정부 주도의 주택공급 대책의 차질이 예상된다. 조사 대상이 확대하면 LH 직원들에 의한 투기 정황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광명·시흥 개발계획의 전면 수정은 물론 향후 발표할 신규택지 공급과 기존 3기 신도시 계획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 주도의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성에 타격을 입는 것도 물론,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의 토지 매입 기간과 재직 시기가 겹친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투기 의혹 전수조사 지역을 광명·시흥 신도시를 포함한 3기 신도시 6곳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사대상도 LH 직원 뿐만 아니라 국토부 직원과 그의 가족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3기 신도시의 토지 소유자와 국토부 및 LH 직원 명단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공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가 손상되는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오는 4월 예정된 수도권 11만 가구의 신규택지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신도시 조성은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업무인데, 오히려 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돼 신규택지 사업 추진의 정당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추진 과정에서도 투기 의혹을 두고 토지보상 등에서 토지주 반발이 커져 사업이 전체적으로 지연될 우려가 커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규택지를 공개하기 전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재발방지 방안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필지를 조사해 나온 의혹이 이 정도라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더 큰 규모의 투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도시 정보 유출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고양 창릉 신도시를 지정하기 전인 2018년 LH 내부에서 검토한 도면이 유출된 바 있다. 당시 LH는 고양 창릉은 신도시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1년 뒤 이 지역을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2018년에는 신창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 과천 등 수도권의 미니 신도시급 신규 택지개발 계획을 입수해 유출하기도 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LH 직원의 투기 의혹 10건 중 9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한 시기(2019년 4월∼2020년 12월)에 이뤄져 당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변 장관은 지난 2일 산하 기관장들과 신년회 자리에서 해당 투기 의혹과 관련해 “기관장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청렴한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해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부동산 대책으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밀실에서 서둘러서 공급대책을 마련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좀 더 심도있게 전문가 의견을 듣고 신규택지를 검토하는 기간에도 토지거래 허가제를 시행하는 등 관련 제도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상식·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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