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 타웅 수녀 "시위대에 사격 말라" 눈물로 호소…100여 명 목숨 구해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무장한 경찰들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며 시위대에 사격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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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조소영 기자 = 지난달 1일 발생한 미얀마 군사 쿠데타 이후 최소 18명으로 추산되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월28일 약 100명의 시위대가 간신히 군·경의 무차별 총격을 피했다.
장총과 방패를 들고 대열한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쏘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한 안 로사 누 타웅(Ann Rosa Nu Thawng) 수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톨릭신문 '오세르바토레 로마노'에 따르면 누 타웅 수녀는 미얀마 북부 미치나 교구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도회(SFX) 소속으로, 다른 수녀들과 함께 시위 중 부상한 민간인을 돌봐왔다. 28일 당일 시위대가 총격 위기에 몰린 상황을 목격하고는 뛰어나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무장한 경찰들 앞에 무릎을 꿇고 시위대에 사격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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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 타웅 수녀는 군경 앞에 무릎 꿇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말라. 누군가를 쏘고 싶다면 나를 쏴라"라고 말하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군경은 당황했고 몇 분 후 물러났다.
시위 참가자 중 한 명은 오세르바토레에 "수녀님의 기적적인 개입으로 구원받았다"고 말했고, 다른 참가자는 "수녀님은 군경이 현장을 떠난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다시 부상자를 돌보러 달려갔다"고 전했다.
미얀마 주교회 의장이자 양곤 대주교를 지내고 있는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약 100명의 시위대가 누 타웅 수녀 덕분에 경찰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군경 앞에 무릎 꿇은 채로 손을 들고 울고 있는 누 타웅 수녀의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 몇 장도 게재했다.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무장한 경찰들 앞에 무릎을 꿇고 시위대에 사격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갈무리/뉴스1) |
누 타웅 수녀는 평소에도 "교회와 국민, 국가를 위해 내 삶을 바칠 준비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 군경은 쿠데타에 항의하며 군부 퇴진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진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은 최소 18명이 숨지고 약 30명이 다치는 등 쿠데타 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피의 일요일'로 칭해지고 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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