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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3차 공판’ 침묵 속 평화시위…양모 호송차 나타나자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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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공판 앞 시민들, 차분한 분위기 속 평화시위 진행

양모 호송차 나타나자 일시에 모여 고성·오열

양천구청·경찰 나와 방역 지침 준수 요구

3일 공판서 장씨 부부 이웃 등 3명 증인 출석 예정

헤럴드경제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양모 장모 씨의 호송차가 들어서자, 시민들이 모여 규탄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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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헌·주소현 기자] “왜 저런 나쁜 사람을 보호해주나(오열)”

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진행될 예정이던 정인이 양부모 규탄 시위는, 오전 9시 10분께 정인이 양모 장모(35)씨가 탄 호송차량이 나타나자 일순간 무너졌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참여자들와 일반시민 50명이 일순간 호송차 앞에 모여 ‘사형!’ 이라는 구호를 연이어 외치며 눈물을 흘렸고, 곳곳에선 정인이를 살려내라는 규탄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들은 “어떻게 저란 사람을 살려주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선 생후 16개월 밖에 안 된 정인이를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열렸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지난 2월 17일 2차 공판 당시(약 70명)보다 모인 인원은 다소 줄었지만, 정인이 양모에 대한 살인죄 적용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뜨거웠다.

이날 오전 시위는 호송차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지난 1·2차 공판 당시보다 훨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오전 8시께 인도 사이사이에 경찰이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고, 시위 참여자들 역시 경찰과 피켓 시위 위치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천구청에선 마스크 단속반도 파견했다. 구청 관계자는 “20명 정도 공무원 나왔다”며 “거리두기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안내가 필요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평화롭게 시위는 진행됐지만, 시민들과 경찰 간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감지되기도 했다. 시민들이 모이면 경찰이 “흩어지길 바란다.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채증을 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하는가 하면, 정인이 양모 호송 차량이 들어와 분노를 감추지 못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는 “(이렇게 하면) 미신고 불법집회다. 해산하라”고 요구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오늘은 방역지침을 지키려고 구호도 안 외치고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했다”며 “다만 호송차가 들어갈 때에는 (시민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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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모여 정인이 양부모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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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경찰들이 모여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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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은 정인이 뿐 아니라 학대로 사망한 약 10명의 아이들 사진도 인도에 배치하며, 법원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역시 벌였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책임 논란이 불거진 홀트 아동복지회와 굿네이버스(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의 운영기관)를 규탄하는 깃발과 ‘살인자 양모·양부 무조건 사형’,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라는 문구를 담은 피켓 역시 내걸었다.

새벽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온 김모(62) 씨 “2차 공판부터 왔는데 정인이 양부모는 말그대로 피를 말려 죽인 것에 가깝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놓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고자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살인과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 씨와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38) 씨의 공판을 열었다. 지난 1월 13일과 2월 17일에 이어 열리는 3차 공판에선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 장씨가 정인양을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 등 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이웃 주민과 지인의 증언을 토대로 정인양에 대한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고 장씨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입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인이를 부검하고 이후 사망 원인을 재검정했던 법의학자 등은 오는 17일 진행될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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