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폭력적 시위 진압 계속…3명 중상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2일 시위 도중 경찰의 총격에 맞아 숨진 니 니 아웅 테 나잉 추도식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해법을 찾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했다. 양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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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이 2일 미얀마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한 화상회의를 열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과 사태 해결을 위한 아세안의 참여를 촉구했다. 아세안은 내정 불간섭과 합의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조직이어서, 이런 요구는 군부에 대한 이례적인 압박으로 평가된다.
이날 회의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미얀마 군부가 제기한 선거 부정 문제를 다룰 전문가 집단 구성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도 날로 악화되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아세안에 “문을 열 것”을 군부에 촉구했다. 그는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깨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치 지도자 석방과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했다.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군부의) 시민들에 대한 치명적인 무력 사용에 충격을 금하지 못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석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미얀마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어서 군부에 일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적했다.
한편, 이날도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을 이어갔다. 미얀마 북서부 지역 마을 칼레에서 군경이 민주화 시위대에 발포해 적어도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한 구조대원은 “군인과 경찰이 실탄과 고무탄을 쏴 20여명이 다쳤다”며 “실탄에 맞은 3명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의사는 “한 명은 가슴에, 다른 한 명은 복부에, 또 다른 한 명은 넓적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지난달 28일 경찰의 총격에 맞아 숨진 니 니 아웅 테 나잉(23)의 추도식이 열리는 등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안전모를 쓰거나 대나무 막대 등을 들고나와 경찰의 진압에 대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맞서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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