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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유럽도 AZ 고령층 접종한다는데…국내선 결론나도 2분기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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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제한했던 유럽 국가 일부가 접종을 다시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고령층 접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1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권고 연령을 기존 65세 미만에서 74세까지로 확대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50세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65세에서 74세 사이의 사람들이 여기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75세 이상 고령층은 여전히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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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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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프랑스 당국은 지난달 고령층에 대한 임상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을 65세 미만으로 제한했는데, 입장을 바꾼 것이다. 독일 보건당국도 65세 이상에 접종할 수 있도록 방침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예방접종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확대 가능성과 관련, “곧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런 분위기를 두고 “프랑스와 독일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다른 백신들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55세 미만에게만 투여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고하는 걸 검토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과 논란과 관련해 우려를 덜어줄 만한 실사례들이 나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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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세종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 종사자 등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위해 냉장고에서 꺼내고 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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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례만 접종해도 입원 위험이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0세가 넘는 고령층도 이런 위험이 81% 줄어들었다. 1회 접종 후 42일 이후로도 이 효과가 유지됐다고 한다. 고령층의 경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결과를 합한 것이지만,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률이 높은 걸 고려하면 사실상 아스트라제네카 효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도 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과를 뒷받침해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맨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영국에서 지난 2주간 80세 이상 고령자의 중환자실 입원 수가 왜 한 자릿수로 떨어졌는지를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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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세종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 종사자 등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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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텐 바츨 독일면역학회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사람들에게 접종해야 한다”며 “최근 스코틀랜드의 자료는 노인들이 이 백신을 통해 심각한 병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고령층에 접종해야 할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다고 주장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임상시험은 2만~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데 현실 세계의 수백만 명에게서 자료가 확실히 나온 것”이라며 “더 이상의 근거 자료는 필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국 “특정 결과 기다리는 것 아냐. 언제든 판단”



당국도 언제든 근거가 쌓이면 고령층 접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경실 예방접종대응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관련한 근거 자료들을 계속 수집 중에 있다”며 “특정한 나라의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고 각국의 접종 결과들을 보고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반장은 “충분한 자료가 쌓였다고 하면 언제든 판단할 수 있다. 현재는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 결과를 식약처에 4월 말까지 제출하기로 돼 있는데, 그 이전에라도 고령층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 결과를 향후 제출하란 조건을 붙여 성인 전 연령군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용했다. 다만 주의사항에 고령자 접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때 연령 제한을 둔 게 아닌 만큼, 예방접종위원회에서 해외의 접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접종 방침을 바꾼다면 허가 사항을 따로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재검토 시엔 ‘신중히 결정하라’는 문구 등은 일부 조정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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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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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고령층 접종 쪽으로 결론 나더라도 당장 쓸 백신이 부족할 수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1차로 공급된 아스트라제네카 약 78만명분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의 65세 미만 입소·종사자 등 28만9000명을 포함해 대학병원 등의 의사(35만4000명), 코로나 1차 대응요원(7만8000명) 등에 투여될 예정이다. 요양시설, 병원 등의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65세 이상 노인 50만명가량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게 되더라도 이 물량을 쓰긴 어렵다는 얘기다. 국제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이달 말까지 19만명분을 받을 거로 예상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직접 계약한 1000만명 분 중 1차 공급된 78만명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도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돼 있지만 구체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요양시설 노인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하겠다고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백신도 선택지는 있는데 모든 결정은 공급 물량이 정해져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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