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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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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직접 생산’ 서두르는 한국…“못 만들면 공급 불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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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못 만드는 ‘mRNA 백신’
공급 불안 속 국내 위탁생산 필요성
정부, 해외 기술 확보 본격 추진

조선비즈

mRNA(하늘색)가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회색 덩어리)과 결합해 새로운 물질(검은색)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그림. /사이언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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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선다. 과학계에선 코로나19 백신을 해외 물량에만 의존할 경우 공급 불안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일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연구 관련 화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달 25일에도 모더나와 비슷한 논의를 진행했다.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 확보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아주 미미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하며 "화상회의에 이어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통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기구인 ‘mRNA 백신 전문 소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역사상 처음으로 상용화한 백신 종류다. 아직 이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없다. 기존 기술을 적용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이 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공장에서 위탁생산되는 것과 달리, 화이자 백신 1000만명분과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물량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mRNA 백신 접종을 시작한 유럽에서는 공급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당국은 부족한 화이자와 모더나 물량을 대신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고령층 접종이 제한돼왔다. 지난 1월에는 유럽 각지에서 공급이 지연돼 접종 일정이 미뤄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호주에서는 지난달 국립과학원 소속 과학자들이 "mRNA 백신 생산 기술 없이는 (백신 제조사의) 공급 제한에 취약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국 정부가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을 촉구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전했다. 호주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기술 확보에 나섰다.

국내 과학자들도 지난해부터 비슷한 지적을 해왔다. 류충민 한국생명과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지난해 9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포럼에 참석해 mRNA 백신을 언급하며 "국내 백신 생산 플랫폼에 빈 부분이 너무 많다. (정부와 기업이) 이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 소장도 지난해 12월 과총 포럼에서 "국내 백신 개발사들이 다국적 제약사들에 뒤처진 건 mRNA 등 백신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며 "mRNA 백신 개발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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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왼쪽)와 모더나(오른쪽)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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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하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나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새로운 백신도 국내 업체들이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일부분인 항원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백신을 몸에 주입하면 신체 면역시스템이 자극받아 면역성분(중화항체)을 만들고, 면역성분이 실제 바이러스 감염을 막도록 하는 원리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항원을 직접 만드는 대신, 항원의 설계도인 mRNA를 주성분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했다. 설계도를 만들기가 더 간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발 기간이 짧고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두 업체는 백신 개발을 10개월 만에 끝냈다. 백신 개발 기간은 통상 10년 이상, 전세계가 개발 경쟁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경우에도 평균 12~18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져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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