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프리랜서 지원은 제자리…4차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여전

[경향신문]

택배·배송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지난 2020년 2월 20일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코로나19에 대한 차별없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달 말부터 지급될 수 있는 4차 재난지원금은 피해 소상공인들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지만 임금이 줄어든 직장인, 특수고용·프리랜서 등에 대한 지원은 현상 유지에 그쳐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2차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은 자영업자 중심으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됐다. 정부는 상시 근로자 수 기준을 없애거나 일반업종 매출 한도를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에 한정했던 지원 대상을 소기업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1인이 다수 사업장을 운영해도 한 사람분만 지원해 현장에서 불만을 샀다. 앞으로는 다수 사업장 운영자는 2개 사업장 운영시 지원금액의 150%, 3개 운영시 180%, 4개 운영시 200% 지원받을 수 있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1인당 50만원의 소득안정자금을 지급받았던 법인 택시기사 8만명은 이번엔 70만원을 추가로 지원 받는다.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았던 개인 택시기사와 비교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던 부분이 감안된 것이다.

반면, 특수고용 형태 종사자(특고), 프리랜서, 임금이 줄어든 직장인 등에 대한 지원(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은 규모나 대상 모두 제자리 걸음이다. 특고·프리랜서는 학습지 교사, 학원 및 교육연수기관 강사, 방과 후 교사, 지입 기사(레미콘트럭 등), 구난차 기사, 학원버스 운전기사 등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으로 임금이 줄거나 일자리가 사라진 사람들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지원금은 최대 500만원까지 늘렸지만 특고·프리랜서는 신규 지원자에겐 100만원, 기존 지원 대상엔 50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친다. 이는 1~3차 고용안정지원금 규모와 동일하거나 부족한 수준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 교수는 “집합금지 대상 등인 소상공인에만 관심이 가면서 갈수록 생계가 어려워진 특고 프리랜서는 최대 100만원 수준으로 유지되는데 액수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고용보험 미가입 여부를 특고·프리랜서들의 재난지원금 지원 조건으로 유지한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용보험 가입에 따른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재난지원금을 중복 수급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지만, 기존의 조건 미달로 실업 급여를 못 받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재난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임금이 줄어든 직장인 경우도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질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에 따라 지원금을 받지만 종사자의 경우엔 임금이 줄어도 정부로부터 구제를 받지 못한다. 한계근로빈곤층에 해당하는 80만 가구만 1회 50만원에 달하는 한시생계지원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출 기준이 확대되면서 자영업자의 경우엔 연수익이 1억원을 넘겨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직장인은 1억원도 안되는 임금이 지난해 더 줄었더라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손실보상제에도 특고, 프리랜서, 임금이 줄어든 직장인에 대한 구제 대책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달 28일 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놓은 소상공인손실보상법(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원 대상을 집합금지업종, 영업제한 업종, 종업원 5인 이상의 중소기업 등으로 한정했다. 관광·숙박업계는 1년간 매출정지이기 때문에 집합금지에 준하는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며 ‘재난업종 지정’을 요청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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