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후보로 뽑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9)는 1일 “향후 국민의힘과의 협상에선 단일화의 목적과 방법, 단일 후보의 정책방향까지 3가지 지점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단일화 방법과 관련해서는 “여당 후보와 대결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경쟁력’ 조사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단일화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최근까지 전국 선거에서 4연패, 서울에선 7연패를 해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다”며 “간절함과 절박함이 만나면 합리적 방안이 빨리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
- 최종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전하는 메시지는.
“단일화를 왜 하나. 목적은 같지 않나. 여당 후보와 대결해 이겨야 하고 이번 선거를 승리해야 정권 교체도 가능하니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또 그 과정이 누가 보더라도 공정해야 지지자들이 이탈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동의할 거다.”
- 국민의힘과 향후 논의할 의제는.
“보통 단일화할 때 3가지 합의가 중요하다. 왜 단일화를 하는가 하는 목적과 단일화 방법, 정책방향이다. 이 세 가지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목표이고, 그래야 성과 있는 단일화라 본다.”
- 단일화 방식에서 ‘경쟁력 조사’ 이외에 선택지는 없나.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이기려는 것이다. 누가 더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나 따져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 국민의힘이 협상에서 굽히지 않는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에서 4연패, 서울에선 7연패했다.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다. 굉장히 절박할 것이고 저 역시 그렇다. 이런 간절함과 절박함이 만나면 합리적 방안이 빨리 도출될 것으로 본다.”
-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단일 후보로 뽑힌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라 말했다. 본인이 뽑히면 합당 가능성 열어둘 수 있나.
“단일화라는게 단일 후보가 된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고, 모두 힘을 합해 선거에 임하는 것이다. 당시 말씀드린 것은 상식적이고 당연한 수준에서 말씀드린 것이라 보면 된다.”
- 조직력이 아직 약한데 보완 대책은.
“민주당의 조직력은 대한민국 정치 사상 가장 강고하다. 야권은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지지자들이 결집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2월부터 계속 제안했는데, 이제 국민의힘 후보가 뽑히면 직접 이야기하는 게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 이제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데, 정책적 차별점은 무엇인가.
“저는 경제정책을 꽤 규모있게 만들었다. 서울의 새 성장동력을 찾아 청년들을 모이게 하고, 소상공인도 잘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했다. 상생하는 구조의 경제생태계도 약속했다. 다른 후보의 경제정책들은 규모라던가 이런 게 작아보였다.”
-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 주장하는 분도 지금은 오히려 중도 쪽에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 않나. 지금 야권은 중도로 저변을 넓혀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예전에 했던 방식으로 하니 야당이 7연패한 것이다.”
- 국민의힘에선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공방이 있었다. 안 후보 역시 2017년 행정수도 이전론을 언급했다.
“그 때는 개헌이 전제가 돼야한다고 했다. 지금 상태에서 수도 이전은 불가능하다. 개헌을 할 때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해야 하고, 만약 행정수도 이전을 결정하면 수도권 규제도 풀어야 형평성이 맞다고 본다.”
- 그간 김종인 체제 야당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결국 야권 단일화 여부와 선거 결과에 달릴 것이다. 그게 잘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보궐선거 승리 가능성과 변수는.
“솔직히 쉽지 않은 선거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이고 민주당의 조직은 강고하다. 재난지원금은 특히 조심해야 할 변수다. 야권 내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는지’ 우선 판단해야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 보궐선거 이후 대선 전망은.
“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면 야권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기존 인물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까지 활력이 돌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부각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1%대 지지율로 시작했는데, 그런 역동적 과정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한다. 나는 서울시정을 혁신적으로 하면서 ‘야권이 맡으면 서울이 이렇게 바뀌는구나’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일각에선 안철수·윤석열·김동연을 고리로 한 ‘중도연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 두 분은 정치를 할지 안할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가정의 가정을 해야 할 수 있는 구상이고, 오히려 지금은 열심히 본인의 일을 하는 분들에게는 정치권에서 더 이상 정치적인 목적으로 발언하는 걸 삼가해야 그분들을 돕는 것이라 생각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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