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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서병기 연예톡톡] ‘이태원클라쓰’ OST ‘시작’ 리메이크 프로젝트, 어떤 의미 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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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좋은 노래는 히트하기 쉽다.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런 노래에 새로운 기획을 더해 글로벌한 영역에서 소통이 더욱 확대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요즘 음악산업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 글로벌 프로젝트가 좋은 콘텐츠에 좋은 기획이 더해져 시너지를 낳고 있는 경우다.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은 드라마 흥행과 더불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등 아시아에서 크게 히트한 ‘이태원클라쓰’의 OST ‘시작’의 작곡가인 박성일 감독과 대중가요계 히트메이커인 박근태 프로듀서, ㈜마피아뮤직(옛 마피아뮤직앤퍼블리싱, 대표이사 라수경)이 지난해 12월부터 기획 제작해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프로젝트다.

두 달 동안 동남아시아, 남미, 유럽, 미국, 싱가포르, 모로코,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유명 커버 가창 유튜버와 컬래버레이션에 돌입했다. 현지 언어로 가창한 뒤 각 유튜버 채널에 커버영상 업로드는 물론, 마피아뮤직과 Ingrooves music을 통해 전 세계 140여 개국에 동시 음원 발매가 진행됐다. 가수 나윤권은 유튜버 세션들과 함께 그 마지막 ‘시작’을 완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작’ 원곡자인 박성일 음악감독과 서동성 작사가 등 원작자가 승인하고, 박근태 프로듀서가 원곡의 느낌을 더욱 웅장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튜버의 전체 구독자 수는 1400만명에 이르러 화제가 됐다. 또 부기드럼(박영진), 니다(NIDA)와 같은 국내 유명 유튜버뿐만 아니라 제이슨 레이(Jason Ray), 플레이 구스(Play.Goose), 아이아나 후아레즈(Aiana Juarez) 등 30명에 달하는 다수의 국외 유명 유튜버가 참여해 각국의 언어로 ‘시작’을 표현하는 등 전 세계 팬에게 사랑을 받았다.

과거에는 히트한 K-팝이나 드라마 OST를 그대로 커버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카시마 미카의 ‘눈의 꽃(雪の華)’은 박효신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OST를 통해 한글 가사로 불러 더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단발물을 좀 더 체계적이고, 요즘 음악 소비환경인 디지털문화를 결합해 제시한 게 K-팝 리메이크 릴레이 프로젝트다.

이번 기획을 총괄한 마피아뮤직의 박근태 프로듀서는 “음악에는 국경이 없지만 언어의 국경은 있다. 이걸 허물자는 거다. 각국의 언어로 리메이크해 원작을 그 나라 분위기에 맞도록 재해석한다면 더욱 광범위하게 소비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근태 프로듀서는 “원곡자인 박성일 작곡가는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음악감독이자 절친한 후배로, 정말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이야기하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나도 최초로 해보는 거라 어떤 반응이 올지는 몰랐지만 참여해준 전 세계 유튜버 아티스트분들이 각국 언어로 가창한 곡이 각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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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커버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연주음악가들이 ‘아티스트’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한 명의 ‘창작자’로서 자립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 결과물이 만들어져서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는 또 다른 한국문화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유튜버 아티스트분들이 재밌게 참여해주신 걸 보니 다른 기획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설명했다.



크로나19 시대에는 이런 비대면 기획 시도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신곡 발매 과정과 안무, 스타일 등의 패키징도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나라별·장르별로 해당 국에 맞는 설정값들이 제시돼 수요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다. 마치 레고 한 박스를 가지고, 배나 비행기 등 얼마든지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 수 있듯이.

이런 시도를 통해 K-팝의 파이를 키우고, 밀도 있는 K-팝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 이로써 K-팝의 지분을 넓히는 동시에 문화적인 기여도도 높일 수 있다. K-팝의 퍼포머 위주로 수출하는 데서 원천 IP를 주도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획이기도 하다.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어질 또 다른 리메이크 릴레이 프로젝트를 기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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