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좋은 노래는 히트하기 쉽다.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런 노래에 새로운 기획을 더해 글로벌한 영역에서 소통이 더욱 확대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요즘 음악산업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 글로벌 프로젝트가 좋은 콘텐츠에 좋은 기획이 더해져 시너지를 낳고 있는 경우다.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은 드라마 흥행과 더불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등 아시아에서 크게 히트한 ‘이태원클라쓰’의 OST ‘시작’의 작곡가인 박성일 감독과 대중가요계 히트메이커인 박근태 프로듀서, ㈜마피아뮤직(옛 마피아뮤직앤퍼블리싱, 대표이사 라수경)이 지난해 12월부터 기획 제작해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프로젝트다.
두 달 동안 동남아시아, 남미, 유럽, 미국, 싱가포르, 모로코,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유명 커버 가창 유튜버와 컬래버레이션에 돌입했다. 현지 언어로 가창한 뒤 각 유튜버 채널에 커버영상 업로드는 물론, 마피아뮤직과 Ingrooves music을 통해 전 세계 140여 개국에 동시 음원 발매가 진행됐다. 가수 나윤권은 유튜버 세션들과 함께 그 마지막 ‘시작’을 완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작’ 원곡자인 박성일 음악감독과 서동성 작사가 등 원작자가 승인하고, 박근태 프로듀서가 원곡의 느낌을 더욱 웅장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튜버의 전체 구독자 수는 1400만명에 이르러 화제가 됐다. 또 부기드럼(박영진), 니다(NIDA)와 같은 국내 유명 유튜버뿐만 아니라 제이슨 레이(Jason Ray), 플레이 구스(Play.Goose), 아이아나 후아레즈(Aiana Juarez) 등 30명에 달하는 다수의 국외 유명 유튜버가 참여해 각국의 언어로 ‘시작’을 표현하는 등 전 세계 팬에게 사랑을 받았다.
과거에는 히트한 K-팝이나 드라마 OST를 그대로 커버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카시마 미카의 ‘눈의 꽃(雪の華)’은 박효신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OST를 통해 한글 가사로 불러 더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단발물을 좀 더 체계적이고, 요즘 음악 소비환경인 디지털문화를 결합해 제시한 게 K-팝 리메이크 릴레이 프로젝트다.
이번 기획을 총괄한 마피아뮤직의 박근태 프로듀서는 “음악에는 국경이 없지만 언어의 국경은 있다. 이걸 허물자는 거다. 각국의 언어로 리메이크해 원작을 그 나라 분위기에 맞도록 재해석한다면 더욱 광범위하게 소비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근태 프로듀서는 “원곡자인 박성일 작곡가는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음악감독이자 절친한 후배로, 정말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이야기하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나도 최초로 해보는 거라 어떤 반응이 올지는 몰랐지만 참여해준 전 세계 유튜버 아티스트분들이 각국 언어로 가창한 곡이 각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커버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연주음악가들이 ‘아티스트’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한 명의 ‘창작자’로서 자립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 결과물이 만들어져서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는 또 다른 한국문화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유튜버 아티스트분들이 재밌게 참여해주신 걸 보니 다른 기획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설명했다. |
크로나19 시대에는 이런 비대면 기획 시도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신곡 발매 과정과 안무, 스타일 등의 패키징도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나라별·장르별로 해당 국에 맞는 설정값들이 제시돼 수요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다. 마치 레고 한 박스를 가지고, 배나 비행기 등 얼마든지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 수 있듯이.
이런 시도를 통해 K-팝의 파이를 키우고, 밀도 있는 K-팝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 이로써 K-팝의 지분을 넓히는 동시에 문화적인 기여도도 높일 수 있다. K-팝의 퍼포머 위주로 수출하는 데서 원천 IP를 주도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획이기도 하다. ‘K-pop 리메이크 릴레이 vol.1 시작’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어질 또 다른 리메이크 릴레이 프로젝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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