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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표적인 공모주 대어로 꼽힌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30대 A씨는 예금해 뒀던 1200만원을 넣었지만 고작 1주를 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기 업체 뷰노 공모주 청약에서 10만5000원을 넣어 2주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청약 경쟁률은 카카오게임즈가 1524.85대1, 뷰노는 1102.7대1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훨씬 적은 돈을 넣고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부터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청약 물량 중 절반 이상은 '균등방식'으로 배정하면서 공모주 투자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청약 증거금에 따라 공모주를 배분하는 '비례방식'은 높은 증거금을 예치해야만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큰손'에게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균등방식은 최소 청약물량인 10주에 해당되는 증거금(청약액의 50%)을 넣은 투자자 모두에게 일반 청약 물량을 고르게 배정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균등방식을 적용한 9개 기업의 평균 균등배정 비중은 56.9%로 나타났다. 지난달 16~17일 청약을 실시한 뷰노가 74.8%로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지난달 청약을 실시한 씨이랩·유일에너테크 등도 50%를 균등방식으로 배정했다.
균등 배분 방식은 계좌 수에 따라 공모주 일부를 균등하게 나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 중 50% 이상을 균등방식으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기존 청약 증거금 기준의 비례방식으로 배정한다. 비례방식 배정 물량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에게 많은 주식이 돌아간다. 소액 투자자로서는 많은 증거금을 넣지 않아도 공모주를 손에 쥘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일례로 1월 19~20일 청약을 진행한 씨앤투스성진은 처음으로 균등 배분 방식을 적용한 바 있다.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이며 청약 증거금은 공모가의 50%다. 씨앤투스성진은 공모가(3만2000원)의 50%인 1만6000원에 10주를 곱한 16만원을 넣어야 주식을 받을 수 있었다. 투자자는 최소 청약 증거금인 16만원으로 4주를 배정받았다. 경쟁률(674대1)을 감안할 때 비례 배정 방식으로는 1000만원가량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달 16~17일 청약을 진행한 인공지능 의료기기 업체 뷰노의 청약 경쟁률은 1102.7대1까지 치솟았다. 이날 삼성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를 통해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증거금으로 10만5000원(청약주수 10주)을 넣든 4200만원(청약주수 4000주)을 넣든 동일하게 2주씩 받았다. 경쟁률이 높다 보니 균등 배정 물량이 1인당 1∼2주로 많지 않았다. 삼성증권에서는 최소 4700만여 원을 청약한 투자자부터 비례 물량을 받았다.
1월 21~22일 청약을 진행한 핀테크 업체 핑거는 경쟁률이 939.39대1이었다. 개인 배정 물량 26만주 가운데 13만주가 균등 배정되면서 청약 참가자들은 4주씩을 받을 수 있었다.
공모주 물량의 절반은 청약을 신청한 계좌 수로 나눠 균등 배정하다 보니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공모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가족 명의 계좌를 동원해 계좌 수를 늘려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1월 상장한 씨앤투스성진을 4인 가족이 청약에 나선다고 가정했을 때 1인당 16만원의 청약 증거금을 납입하면 가족이 총 16주를 받을 수 있다. 만일 같은 물량을 1인이 청약을 통해 받으려면 증거금 약 3억원을 내야 했다.
특히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난해 못지않다. 일례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따상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뛰고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엔비티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4397.68대1로 집계돼 앞서 최고치를 기록했던 기업 이루다의 경쟁률(3039.56대1)을 훌쩍 넘겼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공모주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도 카카오 계열사와 크래프톤 등 대어급 종목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고되면서 시장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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