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의 일요일' [오늘, 지구촌]

[경향신문]

미얀마 경찰병력이 지난 2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군사쿠데타에 저항해 시위를 하던 미얀마 시민들에게 군과 경찰이 무력을 사용해 지난 28일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미얀마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쿠데타 이후 최악의 참사였다.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군 병력이 지난 2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군부의 사격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 양곤에서 동료 교사들과 함께 거리 행진을 하려다 총에 맞아 숨진 중학교 교사는 만삭에 가까운 임산부였다. 만달레이에서는 시위 참가자도 아닌 여성이 아들을 위해 음식을 사러 가다 저격수의 총에 맞아 즉사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지난 28일 시민들이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폭동진압 경찰병력이 지난 28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시위대와 마주보고 있다. 만달레이|UPI연합뉴스

사망자 수는 유엔 발표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는 쿠데타 이후 이날까지 약 30명이 군경에 의해 숨졌고, 1132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대 한 명이 지난 2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병력에 맞서 소화기를 사용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1일로 한 달을 맞는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2기를 시작하는 의회 개원일인 지난 2월 1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문민정부 인사들을 전격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관 한 명이 지난 28일 미얀마 중부지역 타웅지에서 시위대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타웅지|AFP연합뉴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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