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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군정이 시민들 상대로 전쟁에 나섰다" 피로 물든 미얀마의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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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지난달 15일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미얀마 군경이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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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군사정권이 맨 손의 시위군중에게 총을 쐈습니다. 이건 시위대 해산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군인도, 경찰도 아닌 테러리스트입니다”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 벌어진 유혈사태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양곤대학교에 재학중인 A씨는 이같이 답했다. A씨는 “시위에 나가고 있는 친구들과 사람들 모두 이제는 죽음을 각오하고 나간다”고 전했다.

미얀마가 피로 물들었다. UN인권사무소의 발표에 따르면 2월 28일 하루동안 미얀마 쿠데타 반대시위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일 벌어진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다. 미얀마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이 날을 ‘피의 일요일’로 칭하며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UN)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일요일에 벌어진 유혈사태에 대해 “끔찍한 일이지만 놀랄 만한 소식은 아니다”라며 “군사정권이 보낸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얀마 국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미얀마 군부의 반(反)쿠데타 시위 진압은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양곤·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이 밀집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거나,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방식이었다. 거리에 군경을 배치하거나, 물대포나 최루가스 등을 사용해 모여든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그러나 군경의 진압은 2월 중순께를 지나며 폭력적으로 변했다. 군부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시민불복종 운동’ 등 쿠데타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규모가 더욱 커진 탓이다.

게다가 지난 2월 22일 발생한 ‘22222 항쟁’을 계기로 수백만 명의 미얀마 국민들이 전역에서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나서자 군경은 ‘해산’ 대신 ‘진압’을 택했다. 물대포·최루가스에 이어 고무탄과 쇠구슬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결국 군경은 국민들을 향해 실탄까지 동원했다.

28일 발생한 사망자 18명 대부분은 미얀마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발사한 실탄으로 인한 사망자다. 그러나 양곤의 한 교사는 군경이 섬광탄을 사용한 뒤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에 대해 아시아투데이에 “섬광탄은 영화에서처럼 대테러부대가 건물 안으로 진입할 때나 쓰는 것이다. 미얀마 군경은 이것을 쿠데타 반대에 나선 교사·의사와 시위군중의 대열을 깨뜨리는데 쓰고 있다. 군정이 시민들을 테러리스트로 보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와 함께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양곤 시민들 역시 “군인과 경찰은 국민들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다. 지금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과 작전을 펼치고 있는 저들은 군경이 아닌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개”라고 입을 모았다.

군부가 이처럼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22222 항쟁’에 참여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끈 이후 추가 동요를 우려해 사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反) 쿠데타 시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며 국제사회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 것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군정은 반대 시위를 강경진압하는 데 이어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고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약 30명이 군경의 총격과 공격 등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쿠데타 이후 체포된 것으로 집계된 인원도 1132명에 달한다. AAPP는 이 가운데 299명은 석방됐으나 833명이 아직 구금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APP는 일단 270명만 전날 체포 명단에 포함됐지만, 미얀마 전역에서 약 1000명 가량이 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체포된 시민들 수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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