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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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선거(2022년 3월9일)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대선 주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본소득·기본주택 등을 의제화하며 이슈를 끌고 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현역의원 7인’의 적극 지지 속에 ‘원외 도지사’의 한계를 극복하며 당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대표 퇴임을 앞두고 ‘신복지 체계’ 구상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마무리에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 등을 지휘하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최근 팬클럽이 발족되는 등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대선 주자 선호도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는 측근 의원을 통해 본인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인 ‘기본주택 공급’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소득이나 자산, 나이에 상관 없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하는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발의된 날, 이 지사는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기본주택은 왜곡된 주택시장에서 공포수요를 없애는 유일한 길”이라며 기본주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본주택 법제화에 나선 이규민 의원은 이 지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돕는 ‘현역 의원 7인’(김남국·김영진·김병욱·문진석·이규민·임종성·정성호) 구성원 가운데 한명이다. 이들 7인은 이 지사와 텔레그램 메신저를 연결해 의견을 주고받는 관계로 알려졌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엔 불필요한 오해를 막겠다며 텔레그램 방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규민 의원은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본주택 법안과 관련해 “이 지사와 가까운 국회의원들이 함께 법안을 구체화했다”며 “집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2호 공약’도 준비 중이다. 토지는 공공이 갖는 대신 집은 분양하는 방식을 택하고, 집을 되팔 때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공공기관에만 되팔 수 있는 내용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9일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이낙연 대표는 당 공식 조직 등을 통해 대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평등 심화를 막고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2030년까지 목표로 내건 ‘신복지 체계’의 구체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온종일 초등학교제 도입을 제안한다. 2030년까지 모든 초등학생 부모님 퇴근시간에 맞춰 (학생들이) 하교할 수 있도록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신복지체계 일환으로 아동수당 18살까지 확대, 만 5살 의무교육,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소득·돌봄·의료·주거·고용·교육·문화·환경·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저기준과 적정기준을 보장하는 신복지 체계 구상의 구체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당헌까지 고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결정했던 만큼, 퇴임 직전까지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 대표는 4·7 재보궐 선거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대표 임기 안에 공천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선거 결과까지)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새달 3일께 출범할 ‘부산가덕도 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직접 맡기로 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 편성 계획을 발표했다. 여당 대표 퇴임 이전에 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인 4차 재난지원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성과를 남길 수 있게 됐다.
정세균(왼쪽) 국무총리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추가경정예산 및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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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정세균 총리 쪽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를 지휘하고 있는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 보상 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채근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에 난색을 보이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질책하기도 했고, 중소기업벤처부 등이 손실보상 법안에 ‘손실보상’을 넣는데 반대하자 직접 중기부 등을 불러 이 문구를 못 박도록 했다. 정 총리는 지난 25일부터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일문일답하는 주간 정례 브리핑을 시작하며 언론·대중과의 접촉면도 늘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정세균이다’는 뜻을 가진 팬클럽 ‘우정특공대’도 출범했다. 정 총리 측근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전날 정세균 총리 팬클럽인 우정특공대 발대식이 있다고 해서 저도 참석했다”며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줌(Zoom) 영상 미팅으로 진행됐다. 고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300여명의 아주 다양한 분들이 환한 모습으로 참여해주셨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면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질 경우 경선 연기론이 현실화할 수도 있지만, 현행 규정대로라면 7~8월에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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