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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피의 일요일’…유엔 “조준 사격, 최소 18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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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1차 총파업 이어 대규모 시위

군경, 총격·최루탄 등 폭력 진압해


한겨레

28일 미얀마 남부 도시 다웨이에서 기자들이 부상당한 남자에게 응급 조처를 하고 있다. 다웨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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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꼬박 4주가 지난 28일, 미얀마에서 최소 18명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2차 총궐기를 맞아 전국 각 도시에서 수천~수만여명이 쿠데타를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 나섰고, 군부는 이들에 대해 가차 없이 실탄 조준 사격을 가했다. 1988년과 2007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짓밟았던 비극의 역사가 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하루 사망자 집계는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들은 오후께 시위대 1명이 경찰에 의해 숨졌다고 보도했고, 이후 4명, 7명, 11명으로 사망자 수가 점차 증가했다. 여러 보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미얀마 주재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날 저녁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 전국 여러 도시에서 경찰의 발포와 폭력 진압으로 하루에만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인들은 더 많은 시민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고, 남부 도시 다웨이에서 시민 3명이 경찰의 총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달레이에서도 최소 2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현지인들은 이날을 ‘피의 일요일’이라 부르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위대가 다치거나 숨진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하고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양곤 거리에서는 철모를 쓰고 빨간 스카프를 맨 진압경찰들이 거리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쐈고, 소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발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익명을 요구한 양곤의 한 병원 의사는 “한 남성이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 현지 교민은 <한겨레>에 “양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경찰의 사격 및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해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인 27일에도 경찰은 양곤과 네피도, 만달레이, 다웨이 등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물대포와 고무탄 총 등을 쏘며 반쿠데타 시위를 진압했고, <미얀마 나우> 기자를 비롯해 시위 참가자 400여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 22일 대규모 총파업에 이어 이날도 타이(태국)·대만·홍콩·인도 등 이른바 ‘밀크티 동맹’ 국가들과 함께 총궐기 시위를 했다.

군부의 강경 진압과 대규모 사망자 발생으로 향후 미얀마 사태는 예측이 힘든 혼란 상태에 빠져들게 됐다. 군부는 칼을 뽑았고,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앞서 군부가 본격적인 진압을 하지 않자 주변국 등 외부 ‘눈치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섣부른 예측이 됐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http://pictorial.hani.co.kr/slide.hani?gid=10227&no=1&cnt=68&_fr=mb1

한겨레

28일 미얀마 양곤에서 총기를 든 경찰들이 거리에서 이를 발사하고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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