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음주운전 차량인 것 같은데 많이 비틀거려요. 많이 위험합니다."
부산에서 한 여성 승용차 운전자가 음주운전 차량을 10㎞나 뒤따라가며 경찰에 신고해 운전자 검거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런데 이 여성 운전자는 지난 24일 택시 충돌 후 도주했던 음주 운전자를 추적해 신고한 택시 기사의 딸이었다.
며칠 사이에 아버지에 이어 딸이 잇따라 음주운전자를 추격하고 신고해 검거에 큰 공을 세운 것이다.
27일 오전 0시 9분께 부산 금정산 터널 기장 방면에서 딸 강모(25·딸)씨는 앞서가던 렉스턴 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하자 음주운전이 의심스럽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렉스턴은 저속으로 운행하다가 갑자기 차선을 넘나들고 터널 벽을 스치는 등 위험천만한 운전으로 자칫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강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렉스턴을 10㎞가량 뒤따라가며 차량 번호를 알려주는 등 진행 상황을 실시간 전달했다.
때마침 삼일절 과속차량을 단속하려고 나온 고속도로 순찰대 암행 차량이 강씨가 신고한 렉스턴 차량을 발견하고 철마나들목 부근에서 렉스턴을 가로막았다.
렉스턴 운전자 A(50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는 만취 수준이었다.
강씨는 부산에서 모임을 끝내고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던 길이었다.
강씨의 아버지는 지난 24일 밤 부산진구에서 택시 등 차량을 충돌하고 도주한 음주운전 차량인 스타렉스를 신고했던 택시 기사였다.
당시 이 택시 기사는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10여㎞ 뒤쫓다가 도주하던 스타렉스에 부딪혀 차량이 부서지기도 했다.
스타렉스 음주운전자는 경찰차에 막히자 차를 버리고 달아나다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귀갓길을 벗어나 음주 의심 차량을 신고하고 추적해 더 큰 사고를 막은 강씨 부녀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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