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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정인이 양부, 법원에 반성문…"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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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지키지 못한 건 내 책임…구할 기회 살리지 못했다"

연합뉴스

항의 받으며 법원 나서는 '정인이' 양부 안 모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양부 안모씨는 법원에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26일 안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에 보낸 반성문에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내 무책임과 무심함 때문"이라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주변에서는 그토록 잘 보였던 이상한 점들을 나는 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며 "진심 어린 걱정들을 그저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고, 아내의 얘기만 듣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특히 사고가 나기 전날, 아이를 응급실에만 데리고 갔어도 그 소중한 생명이 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몰려온다"고 했다.

안씨는 부인 장모씨와 정인이를 입양해 양육하면서 장씨의 학대·방임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고, 일부 학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씨 측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보다 집에서 잘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씨는 반성문에서 정인양의 죽음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책임을 회피하고, 오해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말까지 했으니 인간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내 과오로 아이가 죽고 나서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어떠한 방법으로도 용서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반복해서 떠올라 너무나 괴롭고 미안하다"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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