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인 집주인의 학대로 24세에 숨진 미얀마인 가사도우미 피앙 응아이 돈.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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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한 집주인이 어린 미얀마인 가사도우미를 학대하고 굶기다 결국 사망케한 혐의를 인정했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가이야티리 무루가얀(40)은 지난 23일 결심공판에서 가사도우미였던 피앙 응아이 돈(사망 당시 24세)에 대한 과실치사 등 28개 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에 따라 피앙 응아이 돈이 가이야티리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하다 24세의 나이로 숨진지 5년 만에 그에 대한 법적 심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가이야티리와 그의 경찰관 남편은 지난 2015년 5월 당시 23세이던 피앙 응아이 돈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다.
가이야티리는 이후 그를 상대로 매일 폭력을 행사하고 감시 차원에서 문을 연 채 용변을 보게 하는 등 끔찍한 학대를 가했다. 결국 피앙 응아이 돈은 2016년 7월 가이야티리의 수시간에 걸친 폭행을 견디다 숨을 거뒀다.
또, 피앙 응아이 돈은 가이야티리의 집에서 일했던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하루에 겨우 5시간 밖에 자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식사도 극히 소량만 제공받아 사망 당시 몸무게가 24kg에 불과했다.
이는 처음 고용됐을 당시 몸무게에 비해 3분의1 이상이 빠진 것이다.
가이야티리가 혐의를 인정하면서 추후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검찰은 가이야티리가 우울증 등 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가이야티리의 남편도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빈국 출신의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약 25만명 가량 있으며 이들에 대한 학대 사건이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다.
조세핀 테오 인력부 장관은 이에 대해 "끔찍한 일이고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며 "공동체가 나서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이 경우 당국에 알리도록 도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검찰도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사도우미 학대 사건 중 하나"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게 사악하고 철저히 비인간적 방식으로 대한 것은 법원이 정의로운 분노를 할 이유가 된다"며 "가능한 최고의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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