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태국 등 미얀마 군부와 접촉
'쿠데타 뒷배' 중국도 아세안 지지 의사
미얀마 국민들 "아세안, 선거 존중하라"
인도네시아와 태국 외교장관이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명한 외교장관과 24일 태국 방콕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EPA]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대화에 나서고 중국도 이를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하자, 미얀마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군사정권을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말고, 기존 선거에 의해 선출된 문민 정부를 지지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방콕에서는 미얀마 군정이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이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레트노 인도네시아 외교 장관은 회담 후 화상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는 미얀마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기 위해 군부, 이전 문민정부 양측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유혈사태와 사상자 발생을 막기 위해 모두가 폭력에 의존하지 말고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담이 20여분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양자 및 3자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세안의 참관하에 총선을 새로 실시, 추가적인 혼란과 인명 손실을 막겠다는 게 인도네시아의 '복안'이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미 나온 바 있어 이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언론 보도를 놓고 파문이 커지자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한 바 있다.
군부의 '뒷배'로 여겨져 온 중국도 아세안의 행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서 미얀마 군정의 위상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주도하는 아세안 차원의 해법 마련 행보를 놓고 미얀마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아세안은우리의투표를존중하라(#ASEANRespectOurVotes)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는 등 반발 기류가 거세다.
중국 매체 환구망(環球網) 등은 2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외무장관 등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아세안 비공식 특별 외무장관 회의 개최에 대한 지지 입장을 천명했다. 또한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긴밀히 조율해 미얀마 정세를 안정시키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아세안이 직접 군부와 대화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CRPH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쿠데타로 의회에 들어가지 못한 15명이 구성한 단체다.
사사 특사는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23일 영상 통화에서 아세안의 '불간섭' 원칙을 거론하며 "군부에 '약속한 대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sooh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