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3달러(0.1%) 하락한 61.6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원유 생산 상황과 다음 주 열릴 산유국 회동 등을 주시하고 있다.
기록적 한파로 미국 중요 산유지 텍사스 등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는 점이 최근 유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WTI는 전일에는 4%가량 급등했다.
한파에 따른 설비 고장으로 원유 생산이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은 탓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진정 등으로 원유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는 커졌다. 지난 주말 미국의 항공 이용 승객이 연초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이동 수요도 회복되는 조짐이다.
이에 따라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연중 배럴당 75달러로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 앞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브렌트유가 3분기에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가 2분기 중에 일시적으로 70달러에 달하고 올해 연간 평균 6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BOA의 기존 유가 평균 전망치는 배럴당 50달러였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갔을 것이란 기대도 강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4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WTI는 다만 단기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날은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금리의 빠른 상승으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다소 불안정한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다음달 4일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 회동에서 증산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오를 수 있는 여건이지만, 레벨 부담도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연구원은 "양호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 등으로 유가가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레벨에서는 상승이 과도하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까지 못 오를 것이란 말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 레벨은 일부 수요 감소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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