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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설계사 중심 보험사도 '디지털 사각지대'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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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편집자주] 2030년까지 전세계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다른 은행에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의 경우도 빅테크와 인터넷은행 등 '네오뱅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은행 뿐 아니라 보험사, 카드사 등도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 자칫 뒤처지면 생존이 위태롭다. 디지털전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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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전통적으로 설계사 조직을 중심으로 한 대면 영업이 핵심이었다. 온라인 기반의 다이렉트 채널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가입 단계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설계사의 영향력이 크다. 보험 상품 자체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많아 디지털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업권에 비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영업환경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 보험업계에서도 디지털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막강한 경쟁력이 됐다. 가입자들이 일상 속에서 ‘설계사가 없으면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문에서 편리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됐다.

◇“보험이 불편해?” 디지털 사각지대 해소

보험업계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환경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 ARS(자동응답시스템), 로봇 프로세스자동화(RPA) 구축 등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당연하게 느껴온 불편함을 없애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간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일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해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에 대해서도 모바일 청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모바일 청약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동안 모바일 청약은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반드시 같아야 했다.

예컨대 어머니가 자녀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모바일 청약은 불가능했다. 삼성생명은 ‘계약전 알릴 의무’도 자동화했다. 고객은 보험 계약을 하기 전에 고지해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기억에 의존해 과거 진료 이력 등을 입력해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부터 고객이 동의하기만 하면 보험금 지급 이력을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 보험 계약에 드는 확인 시간을 줄였다.

한화생명은 잠자고 있던 ‘포인트’를 활용해 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저축성보험 상품에서 발생하는 중도만기 보험금을 포인트로 줘 고객이 포인트 플랫폼에서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고객이 해당 플랫폼에서 물품이나 구독 서비스를 구매할 때마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상품 출시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활용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최근 직접 면담을 하지 않고 고객과 정비업체 간 고화질 영상전화 통화망을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 시스템을 열어 편의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AI(인공지능) 챗봇과 고령자를 위한 3D 키오스크(무인수납기), 스마트폰으로 혈압측정 등 다양한 신기술을 발굴할 방침이다.

◇조직개편도 ‘디지털 퍼스트’, 스타트업과 협업 강화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각 부문별로 진행되던 디지털화를 하나의 본부로 통합해 상품 기획부터 출시, 서비스는 물론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단순 판매채널이 아닌 상품개발부터 판매, 언더라이팅, 고객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통합 디지털화를 시도한다.

교보생명도 기존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디지털 전환)지원실로 확대 개편했다. DT지원실 산하에 디지털혁신지원파트를 꾸리고, 디지털신사업팀은 오픈이노베이션팀으로 명칭을 변경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도록 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활성화에 좀 더 집중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설한 디지털파트너센터를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제휴를 해 기술 적용과 투자유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간접투자를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핀테크(금융기술) 등 디지털 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 뿐 아니라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금융계열사를 비롯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셈이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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