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주요 가해자 외엔 낮은 형량
피해자 60% 미성년..노예처럼 군림
이전 보다 은밀하게 개인 간 거래
텔레그램에 이어 디스코드로 옮겨가
여전히 'n번방 자료' 거래되고 있어
지인 능욕, 연예인 딥페이크 유행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자 필요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추적단 '불꽃'
그 사건 그 후가 궁금하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입니다. 재작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 중 하나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죠. 아동성착취물 공유부터 각종 불법촬영물, 지인능욕물 등 끔찍한 성범죄 영상들이 텔레그램 n번방 안에 넘쳐났습니다. 대대적인 경찰 수사가 있고 결국 박사 조주빈, 갓갓 문형욱 이런 운영자들은 물론 가담자 3575명이 검거가 됐습니다. 피해자만 1154명으로 기록된 정말 사상 최대 규모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었죠.
그 후로 1년여가 지났습니다. n번방, 다 정리가 된 걸까요? 텔레그램에는 더 이상 성착취물은 유통되지 않는 걸까요? 오늘 AS뉴스 이 n번방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분들이죠. 추적단 불꽃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추적단 불꽃>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3000명 넘게 적발된 사람들. 지금 재판이 끝나거나 진행 중인 거죠?
◆ 추적단 불꽃>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선고가 내려지고 있습니까?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조주빈(25)이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사진은 조주빈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추적단 불꽃> 조주빈은 45년형이 최종 선고됐고요.
◇ 김현정> 박사 조주빈은 45년형 최종 선고.
◆ 추적단 불꽃> 부따 강훈은 15년, 또 다른 공범은 13년 정도 선고를 지금 받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박사 조주빈에 비해서 다른 사람들 형량은 차이가 많이 나네요?
◆ 추적단 불꽃> 네, 차이가 많이 나죠. 그래도 이전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형량인 것은 맞긴 한데요. 그래도 이전 판례들에 비교해서 많이 높아진 것이지 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비해서는 사실 그렇게 높은 형량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렇게 주요 가해자들 외에는 사실 낮은 형량이 나오고 있어서 이제 진짜 보여주기식 처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이런 주요 가해자들 외에 다른 가담자들은 굉장히 약한가요, 처벌이?
◆ 추적단 불꽃> 네. n번방 성착취 영상물을 구매해서 기소된 피고인들은 근래에도 잇따라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거든요.
◇ 김현정> 집행유예.
◆ 추적단 불꽃> 수험생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런 이유 등으로요. 디지털 성착취 범죄는 구매와 소비도 성착취물 제작, 또 유포에 실질적인 동력이거든요.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는 건데 역시 좀 중범죄라는 걸 인식을 하고 중한 처벌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n번방 사건, 혹시라도 가물가물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당시를 좀 힘들지만 떠올려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 텔레그램 안에 이런 방이 있다는 걸 알고 그 방에 처음 입장했을 때 그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시죠?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죠. 그 당시를 떠올리면 계속 머리가 막 지끈지끈 아파오기도 하고요. 그런 아동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참혹한 가학행위를 보면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현실인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 김현정> 끔찍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죠?
◆ 추적단 불꽃> 그렇죠. 거의 한 30~40명 정도 처음 저희가 들어갔을 때만. 30~40명 정도의 피해자가 있었으니까요.
◇ 김현정> 저는 그때 피해 청소년하고 인터뷰도 했었어요. 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제일 충격적이었던 게 그 피해 당시에 그 학생이 중학생이었어요. 그런데 볼펜으로 자해를 해라, 이런 거를 시켰다. 그걸 찍어서 n번방에 올리는 식. 저는 들으면서도 이게 무슨 말일까 싶을 정도였는데.
◆ 추적단 불꽃>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볼펜이나 학용품들을 이용해서 자해 행위를 하게 하기도 했고요. 또 칼로 XXX 이런 식으로 몸에 새기게 하기도 했었고요. 나체로 외부를 활보하게 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영상으로 찍어서 이제 하기도 하고요. 또 갓갓이 초대남을 불러서 아예 성행위를 강제로 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가 일부만 말씀드린 거지만 이외에도 정말 가학적인 행위들은 많았어요.
◇ 김현정>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불편하실 것 같아서 상당히 순화시켜서 얘기한 것이 이 정도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이게 또 그 당시 놀라웠던 게 뭐냐 하면 이 운영자들은 시키는 거예요. 노예로 만들어놓고 시키는 형태였기 때문에 이 가학적인 행동도 피해자가 스스로 하게끔 만들고 그걸 업로드시키는 것도 피해자가 스스로 하게끔 만드는 이런 시스템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 추적단 불꽃> 맞아요. 이게 피해자들은 그렇게 올리지 않으면 부모님이나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을 하니까 그렇게 올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거죠.
◇ 김현정> 피해자의 60.7%가 미성년자로 최종 밝혀졌죠?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여러분. 60% 넘게 다 초등학생, 중학생 이런 식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대대적으로 수사도 했고 처벌도 했고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요. 그러니까 이제 다시 n번방 같은 건 없을 것 같은데 추적단 불꽃 활동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 추적단 불꽃> 사실 저희가 이런 것들을 좀 추적하고 하다 보니까 디지털 성범죄가 너무 다양하고 또 고도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텔레그램방 안에서, 그러니까 n번방이 있었던 텔레그램 안에서도 여전히 이런 것들이 존재합니까?
◆ 추적단 불꽃> 네, 존재를 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전에는 좀 많은 방에서 대놓고 거래를 했었다면 이제는 좀 본인들끼리 한 대화방이 있으면 OO 영상 있는 사람 개인 텔레그램해 해서 난 이거 있으니까 내 거랑 바꾸자, 이런 식으로 대화를 올려서 서로 이제 각자 공유를 하는 움직임이 많이 보이고요.
◇ 김현정> 여러 명 있는 대화방이 있고 거기에서 거래를 할 사람들은 개인방으로 따로 나가는 거예요?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죠.
◇ 김현정> 예를 하나 좀 들어볼까요? 저희한테 보내주신 텔레그램 대화 캡처 사진이 있네요. 지금 여러분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우리 추적단 불꽃에서 보내주신 증거사진들을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게 지금 어떤 방입니까?
◆ 추적단 불꽃> 이제 그냥 대화도 나누고 성착취물도 오가는 방인데요.
◇ 김현정> 몇 명이나 들어 있는 방이에요?
텔레그램을 통해 아동 성착취물, 각종 불법 촬영물, 지인 능욕물 등 끔찍한 성범죄 영상들이 공유됐던 n번방 사건.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추적단 불꽃> 요즘은 600명, 700명 이런 식으로 들어 있는 방도 있고. 가장 많은 방은 21만 명까지 있는 방도 있어요.
◇ 김현정> 21만 명. 그러면 지금 보내주신 이 대화방. 제가 한번 그대로 다 읽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일부분만 좀 읽어드리면 “수붕이들은 현역이니까 여고생 업스나 능력 되면 국산물 직접 만들어 올리도록 하”고 뭐 이런 대화인데 지금 무슨 대화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이 방은 지금 몇 명이나 있는 방이었어요?
◆ 추적단 불꽃> 그 방도 한 2000명 가량 됐던 것 같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이게 무슨 대화들을 하는 거예요. 수붕이들?
◆ 추적단 불꽃> ‘수붕이들’은 수능 보는 수험생들. 현역은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까 ‘업스’라고 하는 게 업스커트라고 해서 밑에서 치마 사진을 찍는 행위를 말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여고생 치마 속 사진을 올려라 이 말인 거예요?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자기들만의 은어군요, 이게 다?
◆ 추적단 불꽃> 네, 맞습니다.
추적단 불꽃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김현정> 두 번째 증거사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텔레그램 방인 것 같은데 이거는 뭡니까? “소수방에서 n번방 후속작” 이렇게 누가 쓰자 “나왔다.” “n번방 후속이면” 이게 무슨 말이에요?
◆ 추적단 불꽃> 자기들의 자체 노예를 만들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장면인데요. 이들이 또 막 이런저런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고 있어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저희도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중에 있거든요. 어떻게 (방에) 입장을 해야 될지.
◇ 김현정> 이거를 보면 소수방에 n번방 후속작 지금 있어, ‘개쩐다’ 이거는 대단하다 이런 의미의 속어인 거죠?
◆ 추적단 불꽃>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다들 지금 우왕좌왕하고 이런 분위기인 것 같은데. 이걸로 추정해 봤을 때 어딘가 우리가 모르는 은밀한 방에서 이런 게 거래되고 있구나를 추정을 해 볼 수 있네요?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 보여드린 건 텔레그램 방 안에 남아 있는 이 n번방의 성착취물 공유의 흔적들이고요. 아예 텔레그램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또 벌어지는 성착취물 거래가 있다면서요?
◆ 추적단 불꽃> 디스코드에서도 되게 빈번하게 성착취물 공유가 이루어지는데요.
◇ 김현정> 디스코드방이라는 건 뭐예요?
◆ 추적단 불꽃> 디스코드도 채팅 앱인데 보통 게임 할 때 많이 쓰이는 앱 중 하나거든요.
◇ 김현정> 게임할 때.
◆ 추적단 불꽃> 텔레그램은 그래도 걸린 전적이 있고 언론에서 많이 보도를 해서 텔레그램에서 금전 거래는 잘 안 하려고 해요.
◇ 김현정> 텔레그램은 그래도 조심하는 편인데 디스코드 방은 그러면 지금 어떤 식이에요. 들어가보면?
◆ 추적단 불꽃> 디스코드방은 정리를 되게 잘 해 놔서 내가 원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골라서 들어가서 볼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골라서 들어간다?
◆ 추적단 불꽃> 방에 들어가면 공지를 클릭해서 내가 볼 수 있고 이 방의 사진을 모아놓은 곳을 또 클릭해서 들어가서 볼 수 있고. 이런 식인데 이게 게임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해져 있던 거다 보니까 학생들이 많이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추적단 불꽃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김현정> 최근에는 실제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 디스코드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하다가 10명이 잡혔는데 모두 중고생이었어요. 심지어 그 채널 운영자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 추적단 불꽃> 아동청소년들이 좀 이런 식으로 여기서 영상이나 사진 같은 것들을 받아서 사고팔고 하면서 몇 만 원씩 받고 하는 거죠.
◇ 김현정> 그걸로 또 게임하고 돈 벌어서?
◆ 추적단 불꽃> 그렇죠. 그럴 수도 있고요.
◇ 김현정> 저희한테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까 “야릇한 좋은 영상 많아요. 저한테 개인 채팅 주세요.” “문상 1.5에 3테라 자료 가져가세요.” 이거는 문화상품권 1만 5000원이면 3테라 바이트의 이런 영상자료를 주겠다, 이런 거래인 것 같아요?
◆ 추적단 불꽃>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런 방 제목을 보고 들어가는 거군요?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죠.
◇ 김현정> 이것들 외에도 지금 불꽃에서 또 보고 있는 것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건지 대략 좀 알려주실 수가 있나요?
◆ 추적단 불꽃> 지인능욕 범죄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요. 여성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한 영상도 굉장히 많이 올라와요.
추적단 불꽃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김현정> 합성하는 가짜영상. 딥페이크?
◆ 추적단 불꽃> 그런데 이제 그런 것들을 보면 굉장히 정교하거든요. 이게 합성을 한 거라고 볼 수도 없게끔. 지금 그런 것들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또 이제 연예인이라고 하면 이들이, 찔리는 양심의 가책 같은 게 덜한 것 같아요. 너무 빈번하게 공유가 되고 있거든요.
◇ 김현정> 너무 많습니까?
◆ 추적단 불꽃> 네, 정말 너무 많아서 범죄라는 인식을 이들이 해야 되는데 범죄라고 인식을 못하는 것 같고요.
◇ 김현정> 어떤 포르노 같은 이런 흔히 음란물이라고 하죠. 그런 것 배우 얼굴에다가 유명 연예인 얼굴 합성한다 이런 식이군요?
◆ 추적단 불꽃> 네,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n번방으로 그렇게 우리 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대대적인 개선, 대대적인 척결 작업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고도화되고 더 은밀해지고, 이 디지털 성범죄. 우리에게 뭐가 더 필요할 거라고 보세요?
◆ 추적단 불꽃> 좀 더 많은 관심을 이 일에 쏟아주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그 관심이 끊임이 없어야 될 것 같네요, 보니까.
◆ 추적단 불꽃> 네, 맞아요. 사실 요즘 더 관심이 좀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잖아요. 관심이 적을수록 그들은 더 판을 치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계속해서 추적의 끈을 놓지 못하고 취재를 하고 있는 건데 많은 분들께서 이 문제가 아직까지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들을 좀 알아주시고 정말 우리 모두가 이 사회의 감시자가 돼서 신고자로서의 일을 같이 좀 병행해 나갔으면 합니다.
◇ 김현정> 디지털 성범죄 n번방 그 사건 그 후. 여러분, 오늘 굉장히 여러 가지를 순화해서 저희가 말씀드렸는데 이 정도입니다. 실상이 상당히 끔찍하다는 거 우리가 기억하고 끊임없는 관심 가져야겠습니다. 추적단 불꽃도 활동 열심히 해 주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추적단 불꽃>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