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가릴 것 없이 기본소득에 비판적인 시선 /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이 지사에 대한 견제의 고삐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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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표정책인 ‘기본소득’이 차기 대선의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연이어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까지 여야 없이 기본소득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이면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이 지사에 대한 견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형국이다.
뉴스1에 따르면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한 ‘청년배당’(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원 지급)을 시행한 바 있다.
도지사 취임 후에는 청년배당을 도 전역으로 확대한 ‘청년기본소득’을 실시 중인데 도내 3년 이상 연속 거주 기간 이외에 거주한 기간의 합산일이 10년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고, 재외국민도 지급 받을 수 있도록 확대했다.
이 지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농민을 대상으로 한 ‘농민기본소득’,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농촌기본소득’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등 기본소득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선을 놓고 이 지사와 경쟁을 하고 있는 여야 주자나 유력인사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지지율 1위를 두고 이 지사와 다투고 있는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알래스카 빼고 하는 곳이 없다”며 기본소득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세균 총리도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고 비판한데 이어 최근에는 이 지사와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마저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서 역시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실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본소득에 대한 야권 인사들의 비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올해 한 방송사의 신년토론회에서 이 지사와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을 벌였던 원희룡 제주지사의 경우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라리 허경영처럼 1억원씩 주겠다고 해라. 약장수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지금은 K양극화에 대처하는 복지정책, 즉 ‘K-복지’를 새로 설계하고 정책으로 만들 때”라며 “기본소득을 둘러싼 지금의 논쟁은 하루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K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리 경제를 다시 살리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라면 이 지사를 포함해 누구와도 토론할 용의가 있다”며, 이 지사에게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3선으로서 지난 총선에 불출마 했던 김세연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세상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지속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의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폄훼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김 전 의원은 “한 달에 약 4만1600원 지급을 두고 이를 ‘기본소득’이라고 부르는 것은 명칭과 본질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 ‘기본용돈’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일단 단기적으로 1년에 1인당 50만원, 중기목표 연 100만원, 장기목표 연 200만~600만원의 규모의 기본소득 정책을 시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기본소득에 대한 여야 인사들의 집중공세에도 이 지사는 물러섬 없이 대처하고 있다.
이 지사는 연이은 기본소득 비판에 “비전과 정책 경쟁,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한다. 이 훌륭한 정책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 더 잘 다듬고 많이 듣겠다”며, 건전한 정책토론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용돈소득’으로 평가절하 한 야권 인사의 비판에는 “기본소득은 마음만 먹으면 소액이나마 얼마든지 시행해 늘려갈 수 있고, 소득지원과 양극화 완화라는 복지효과에 더해 소비 진작에 따른 경제 활성화로 총수요 부족시대에 지속성장을 담보하는 경제정책”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 지사의 제안으로 구성되는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가 오는 4월11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등 기본소득은 시일이 지날수록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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