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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국내 백신 접종

‘문 대통령 1호 접종’ 논란…전문가 "불안감 해소엔 도움, 정치적 논쟁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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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나 복지부 장관, 질병청장 1호 접종, 불안감 해소에 도움”

“文대통령 만 68세여서 부적절” 의견도...만 65세 이상 투여 신중 권고

야당 “대통령이 나서야”, 여당 “먼저 맞으면 ‘백신 특혜’ 주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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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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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통령이나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이 우선 접종하는 것이 국민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호 접종’을 정치적 논쟁으로 소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접종 독려에 대통령 등 우선 접종 도움…정치적 논쟁으로 소비하는 건 부적절”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3일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사회적 저명인사나 대통령 등이 맞는 게 도움이 된다면 해볼 수 있다”면서도 “이는 국민들의 정서와 백신 접종자들의 분위기를 보면서 필요한 경우에 잘 설득해서 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니까 맞아야 한다거나 대통령이니까 함부로 맞으면 안 된다는 식의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호 접종자 논의가) 정치적으로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현재로선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1호 접종자가 되는 것 또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 사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질병관리청장이 먼저 맞는다면 국민들이 ‘괜찮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 교수는 ‘대통령 1호 접종’과 관련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만 65세 이상에 대한 투여를 신중히 결정하라고 한 만큼, 문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올해로 만 68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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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접종 의정공동위원회 2차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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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예방접종에 대한 국민 불안이 크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사회 저명인사나 보건의료계 대표가 (먼저) 접종할 수 있다”며 “보건의료인 단체에서도 언제든 그런 접종을 기꺼이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본부장은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고, 접종 동의율이 상당히 높게 나왔기 때문에 순서에 따라 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 기준 1순위 백신 접종 대상자로 등록된 36만6959명 중 34만4181명(93.8%)이 접종에 동의했다. 나머지 6.2%인 2만2778명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했다.

현재로선 코로나19 백신 국내 1호 접종자는 요양병원 종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야당 “대통령이 1호 접종으로 불안감 해소해야” VS 여당 “먼저 맞으면 ‘백신 특혜’라고 할 것”

야권 인사들은 문 대통령이 ‘고령층 효과 논란’이 일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솔선수범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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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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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허락하고 국민들께 접종을 권할 것이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서 국민들에게 백신 불안정을 해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미국 등 세계 국가 지도자, 보건 수장은 생중계로 접종하며 국민 불안감 해소에 앞장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야권의 공세가 오히려 코로나19 백신 불안을 증폭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백신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기 위해 대통령 1호 백신 접종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굳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만일 대통령께서 먼저 백신을 맞는다면 ‘백신 특혜’라고 할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인도네시아 등은 대통령·총리가 ‘1호 접종’…청와대 “국민 불신 생기면 접종 마다할 이유 없어”

해외에서는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1호 접종자’가 된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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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관계자들이 수원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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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12월19일 베냐민 네타나후 총리가 자국 내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로 기록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13일 자국민 가운데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17일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시작으로 얀센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생길 경우, 대통령이 먼저 접종하는 것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저는 그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최종 접종 기관과 대상자 등을 세부 조정하는 작업이 끝나는 대로 첫 접종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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