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효용성 논란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호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는 일부 야당의 주장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한 건데요. 논란이 커지자 조금 전에 청와대도 입장을 내놓은 것이 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광해' : 자~ 어디 캬 오늘따라 유난히 팥죽 맛이 다르구나. 내 이맛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어찌 우느냐 사월아 (전하 부디 강녕하시옵소서)]
'기미를 본다', 왕이 식사를 하기 전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걸 말합니다. 기미를 보는 사람을 '기미상궁'이라고 하지요. 음식이 맛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왕의 음식에 혹시 독이 든 건 아닌지 검사해보는 차원인데요. 방금 영화에서 보신 것처럼요. 지금 정치권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두고 '기미상궁'이란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용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죠. 야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국민의 불신을 없앨 수 있다'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이냐"며 발끈했는데요. 이 논쟁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참전했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기미상궁이 아니라면서 말이죠.
[하태경 (음성대역) : 국민은 대통령의 기미상궁이 아닙니다.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과 방역당국 책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청래 의원이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발끈했습니다. 백신 불안감 조장하는 위험한 발언입니다. 대통령 돕는다면서 부담만 더 준 것입니다.]
하 의원은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였다고 지적했는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먼저 백신 맞는 모습을 실시간 중계하며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는 거죠. 그러고 보니 백신을 먼저 맞겠다고 나선 사람, 우리 여정회에도 있습니다.
[백신 얘기만 하면 그 생각이 자꾸 나는데 조 반장이 저보다 먼저 맞겠다고 계속 그랬잖아요. 왜 그런 거예요? (국장은 태극권에 철사장까지 워낙 건강하시니까. 박 반장 잘 모르죠? 이상복 중국무술 검색하면 나오는데 철사장을 연마하셨기 때문에 건강하시니까. 당연히 의료진 먼저 맞고 국장이 저한테 양보해주신다면 제가 신혼이고 하니까…) 알았어요. 크게 변수는 안 되겠지만 만약에 제가 둘 중에 누가 먼저 맞아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제가 양보할게요. (제가 녹화해놓겠습니다.)]
전 조 반장이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기려고 백신을 복 국장보다 일찍 맞겠다고 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복 국장의 기미상궁을 자처한 거였군요. (기생충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역시 사회생활의 달인, '사달' 조익신 선생이십니다. 조 반장의 솔선수범에 자극 받은 사람이 정치권에도 있습니다. 내가 먼저 맞겠다고 손을 든 건데요. 바로 이 분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접종은 차질 없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가 백신 1차 접종 대상자는 아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정부가 허락한다면 저는 정치인이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죠, 서울시장 후보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요.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백신 접종 시작이 늦은 상황입니다. 그만큼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시기도 늦춰질 테니 백신 접종을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화면출처: 유튜브 '안철수') : 다른 나라들은 아마 올해 연말 전에 어느 정도 집단면역들이 생길 텐데 우리나라는 최근에 이코노미스트 보도에도 있습니다만 내년 중반정도로 지금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데보다 거의 길게는 1년 정도 늦게 경제적으로도 회복되고 이제 더 이상 희생자들도 나지 않는 그 상태가 될 텐데 잃어버린 1년을 만든 건 전적으로 현 정부 책임입니다.]
최근 안철수 대표발로 이슈가 된 사안은 또 있습니다. 정확히는 금태섭 전 의원이 쏘아올리고 안 대표가 터뜨린 이슈죠. 바로 퀴어 축제 이슈입니다.
[금태섭/전 의원 (지난 18일) : 퀴어 퍼레이드에 나가실 생각 있으십니까?]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18일) :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렇게 오시는 분들도 당연히 계시지 않습니까. 원하지 않는 그런 분들이 또 계시는 거죠. 거부할 수 있는 그런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안 대표의 이 발언으로 인한 여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발언 직후 안 대표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죠. 민주당은 아무 말 없이 여전히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지요. 국민의힘도 처음엔 공식 논평 없이 관망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퀴어 이슈가 점차 확산되자 슬슬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유엔의 결의에서도 그러한 사람들의 권리도 보장해줘야 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 서울 시청 앞 같은 데서 그걸 해야 되느냐 하는 것에서는 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도 가세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결이 비슷합니다.
[오세훈/전 서울시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퀴어 축제가 서울광장이나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도심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그 논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서울시광장사용심의위원회'라는 게 있어서요. 거기서 결정을 하게 되고 거기서도 그냥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심의 사용 규칙이 있어요. 그 규칙을 기준으로 해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시장 개인이 해도 된다, 안 해야 된다 이렇게 결정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O도 X도 아닌 △같은 입장이긴 합니다. 그래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달았습니다. 나경원 후보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성 소수자의 인권도 존중하지만 도심 퀴어 축제를 불편해하는 시민들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이죠. 잠시 후인 오늘 저녁 국민의힘 후보 4명의 합동 토론회가 열리는데요. 여기서 퀴어 이슈와 관련한 얘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토론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애초 트로트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경선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었죠. 일단 토론회의 전반전이 지나갔는데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겉으로는 자화자찬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 때문인데요.
[정진석/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지난 16일) : 자신의 공약을 충실하게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그야말로 100점짜리 토론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토론회의 유튜브 조회수를 한 번 볼까요. 오늘 오후 기준 1만~3만2000회 정도입니다. 비정상회담 출신을 자처하는 어떤 분은 혼자서 11만회라는 기염을 토해냈는데 말이죠.
[정치부회의 : 저는 비정상회담 출신이고 미안해요. 한번 출연한 거 가지고 출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나경원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 1대3으로 싸우는 기분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런데 혼자서 중량급 정치인 4명을 뛰어넘은 분이 지금 저기 앉아계셨네요. 놀랍습니다. 국민의힘으로선 아쉬운 부분이 또 있습니다. 안철수-금태섭 두 후보의 제3지대 단일화 토론회 조회수는 22만 회를 넘어섰기 때문인데요. 국민의힘 토론을 실시간으로 시청한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2차 맞수 토론 유튜브 생중계 때 동시 접속자는 최대 1,200명 정도였는데요. 안-금 토론회는 동시 접속자 수가 1만 3000여 명에 이르기도 했었죠.
국민의힘은 흥행 부진의 이유를 '플랫폼'에서 찾고 있습니다.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안-금 토론회처럼 TV 방송을 했어야 했다는 자기 반성이 있었던 건데요. 당의 유튜브로만 공개하니 당원이나 구독자 외에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토론 시간대'도 오후 2시여서 직장인들이 시청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우선 국민의힘은 내일 3차 맞수 토론을 TV 방송하기로 결정했고요. 다음 합동 토론회도 TV를 통해 열겠다는 계획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안철수 "먼저 AZ 백신 맞을 용의"…'퀴어 이슈' 확산 계속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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