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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미얀마 군경, 무차별 발포…민주화 시위 사망자 3명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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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파업 노동자와 시위대에 총격 가해 2명 숨져

로힝야족 학살 군 개입설…무력 진압에도 시위 확산


한겨레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 중 숨진 시위대가 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1일(현지시각) 최대 도시 양곤에서 열린 군부 규탄 시위에 가톨릭 수녀들이 동참했다. 양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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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20일(현지시각)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민주화 시위 폭력 진압에 나서, 적어도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총상으로 중태에 빠졌다가 19일 숨진 20살 여성을 포함해 시위 중 사망자가 적어도 3명으로 늘었다. 무력 진압에도 시민들이 물러서지 않고 있어, 군부의 탄압이 더욱 거세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얀마 군과 경찰이 20일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파업 중인 국영 조선소 노동자들과 지원 나온 시위대에 발포해 적어도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곤에서 발행되는 잡지 <프런티어 미얀마>는 “사망자 중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가던 중 숨졌다”고 전했다. 가슴에 총을 맞은 사망자는 목수인 테 나잉 윈(36)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현지 언론 <미얀마 나우>는 군경이 쏜 총탄을 시위대가 수거해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하며 트럭 20대에 나눠 타고 출동한 군인과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군부 독재에 맞선 불복종 저항에 동참하기 위해 조선소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수백명의 시민이 조선소 주변에 집결한 가운데 경찰과 군인이 총을 쐈다”고 전했다.

이날의 유혈사태에는 2017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된 33 경보병 사단이 개입했다고 <프런티어 미얀마>가 전했다. 이 부대는 만달레이주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폭력 진압에도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미야 트웨 트웨 카잉(20)이 19일 숨지자, 20일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날 시위에는 소수민족, 문화예술인,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21일에도 아침부터 양곤에서 수천명의 젊은이, 가톨릭 수녀 등 다양한 계층이 군부 규탄 시위에 나서는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확산되자, 군부는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불복종 운동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이 내려졌던 유명 배우 루 민이 21일 새벽 양곤의 자택에서 경찰에 끌려갔다고 그의 부인이 말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는 쿠데타 이후 20일까지 체포된 사람이 모두 569명이며 이 중 523명은 현재 구금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은 군부의 유혈 진압을 강력 규탄하고 평화시위 보장과 민정 이양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쓴 글에서 “생명을 앗아가는 무력 사용을 규탄한다”며 민정 복귀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조만간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미얀마 군부 제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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