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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학개미 운동'으로 불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증시가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 직원 보수가 늘고 정부가 거둬들인 증권거래세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평균 연봉이 2억원을 훌쩍 넘긴 증권사가 나왔고 증권거래세 덕분에 세수 확보가 절실한 정부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5조원 이상 대형 증권 5개사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4472만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평균 급여가 1억2206만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19%가량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투자 열풍이 불며 호황을 이뤘고 증권업계 실적 상승이 직원 성과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12월 30일 기준 코스피는 2197.67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기준 2873.47까지 상승했다. 1년 새 지수가 31% 오른 것이다. 이날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5대 증권사 순영업수익은 2017년 1조8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조762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 증권사 평균 연봉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례로 모건스탠리증권은 1인당 평균 급여가 3억7053만원이었으며 메릴린치증권은 3억80만원이었다. 골드만삭스증권 역시 3억1479만원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평균 연봉이 2억원을 훌쩍 넘는 증권사도 다수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전년보다 29% 늘어난 2억3121만원으로 2억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기준 계약직원이 869명으로 정규직원(542명)보다 훨씬 많다. 전문 계약직 비율이 높고 급여 중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종은 다른 업종보다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KTB투자증권(2억2099만원) 카카오페이증권(2억347만원) 하이투자증권(2억74만원)도 평균 연봉 2억원을 돌파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지난해 평균 연봉이 3억원을 넘어선 곳까지 있었다. 부국증권은 평균 연봉이 3억6124만원에 달했다.
증권사들이 억대 연봉을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은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예컨대 삼성증권은 지난해 매출액 11조23억원, 영업이익 6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3%, 31.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5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6%나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월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450%에 달하는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가운데 빚을 내 주식거래를 하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이 지난해 신용융자거래 이자로만 벌어들인 금액이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42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월 대비 25.1% 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고객예탁금을 바탕으로 코스피 대형주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증권거래세 세수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확장재정 국면에서 세수 결손을 우려했던 정부로서는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정부의 증권거래세 수입은 8조7587억원으로 2019년(4조4733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95.8%) 급증했다. 앞서 증권거래세 징수 실적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18년 6조2412억원이었는데 이보다 40%가량 더 걷힌 것이다. 증권거래세는 주가와 상관없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0.25%(코스피 기준)를 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법인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16조7000억원 감소하고 경제활동이 위축돼 관세도 8000억원 줄었다"며 "다만 주식 등 자산시장 거래량이 대폭 늘면서 양도세가 7조6000억원, 증권거래세는 4조3000억원 더 걷혔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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