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재판' 3월 증인신문 마무리…이후 본격 '살인죄' 공방

이웃주민·법의학자·심리분석관 등 증언대에

5월 내 변론 종결 가능할듯…추가 증인신문 등 변수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정인양을 입양한 뒤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양천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의 재판이 상반기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이틀에 걸쳐 총 5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지고, 이후로는 양모 장모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맡을 재판부 구성원이 바뀌고 심리 경과에 따라 증인신문이 더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구속사건인 만큼 5월 내로는 변론이 종결되고 1심 결과도 이른 시일 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3월3일을 3회 공판기일로, 같은달 17일을 4회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3월3일 재판에는 장씨 부부의 이웃주민, 장씨가 정인양을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17일 공판에는 정인양의 부검 감정의와 사망원인 감정서를 작성한 법의학자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

애초 검찰은 총 17명의 증인을 신청했지만 변호인 측이 대부분의 진술증거에 동의하면서 증인 숫자가 크게 줄었다. 장씨의 시어머니도 증인에서 빠졌다. 다만 검찰의 요청에 따라 법정에 나올 증인이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증인신문을 통해 정인양에게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고, 장씨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인양이 숨질 수 있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장씨에게 있었다는,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장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기소됐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죄 혐의를 추가했다.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적시했다.

반면 변호인은 증인신문 이후 진행될 법리공방에 더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씨 측은 증인신문에서 나올 내용은 현재까지 일반에 공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씨 측은 첫번째 공판 때와 달리 입장을 다소 선회했다. 그간 장씨 측은 학대는 일부 있었지만 '정인양을 실수로 떨어뜨려 사망했다'며 과실치사를 주장했다.

그동안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해오다가, 최근 재판부에 "정인양이 장씨의 과실 때문에 숨졌을 가능성도, 학대 충격이 누적돼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이는 과실치사를 주장하는 한편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살인 혐의만큼은 인정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13부는 오는 22일 법관 정기인사에 따라 세명의 판사 모두가 바뀐다. 신혁재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기고, 이상주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온다.

정인양은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같은해 10월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양은 사망 당시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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