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보편 용어, 대결 구도”
지원 방식 아닌 목적 앞세워
연 매출 10억 이하 지원 가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선별·보편이 아닌 피해지원용·경기진작용으로 불러달라.’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질문이 나오면 답변에 앞서 용어부터 ‘바로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에서 “선별·보편 구분은 정확하지 않다. 목적에 따라 피해맞춤형·경기부양 지원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TBS 라디오에서 “피해보상이나 경기진작 같은 지원 목적으로 부르는 게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지난 16일 “자꾸 선별·보편으로 구분되는데, 굳이 얘기하면 피해 구제와 경기진작·소비활성화 차원의 지원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방식’이 아닌 ‘목적’을 강조한 것이다.
여기엔 ‘선별 대 보편’이라는 대결 구도가 가져오는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선별로 주면 나쁘고 보편으로 주면 좋다는 선악 구도로 흐르면 합리적 정책 결정에 방해만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도 “선별·보편 용어는 대결 구도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며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초 ‘선별·보편 동시지원’ 방침에서 ‘선별 지원’으로 방향을 튼 상태에서 당으로선 ‘선별’이라는 용어에 뒤따르는 형평성 논란은 부담거리다. 한 최고위원은 “선별은 누군가를 차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달 내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위해 당정은 지급 대상·규모를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2~3차 지원 대상 분들께 더 두껍게 지원하고, 지원을 못 받는 분들을 최소화한다는 결연한 마음”이라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 이야기를 매우 강력히 정부에 전달했고, 그 결과가 며칠 이내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급 기준의 경우 연 매출 1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추경 규모는 ‘15조원 이상’ ‘20조원 이상’ 등 다양한 숫자가 나온다.
홍 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당리당략을 위해 민생을 이용하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며 야당의 ‘선거용’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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